'부러진 화살' 논란, 판사들 "실체적 진실 적극 알려야"

입력 2012-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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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이 관객 10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하는 가운데 판사들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잘못 전파되고 있다며 법원 내부게시판을 통해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을 잇따라 개진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정영진(54·사법연수원 14기) 부장판사는 26일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영화 부러진 화살 관련 사법부 자성론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는 사건의 실체를 법원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권리구제, 학술연구, 공익적 목적으로 확정된 재판의 소송기록을 검찰청에 열람·등사 신청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널리 알려 국민이 직접 증거를 보고 판단하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교수에게서 석궁을 맞은 박홍우(60·연수원 12기) 의정부지법원장의 와이셔츠에만 핏자국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 분석감정서에 와이셔츠에 혈흔이 묻어 있었다고 나와 있다"며 "김 교수 측은 1심에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2심에서야 혈흔이 박 원장 것인지 감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석궁의 위력에 관해서도 "김 교수 스스로 '다다미에 연습했을 때 어떤 곳은 1㎝ 정도 꽂히고 어떤 곳은 좀 더 깊이 꽂혔다'고 검찰에서 진술했고, 초보자들은 사과도 관통하지 못할 정도로 위력이 떨어진다는 석궁 전문가의 의견도 재판에서 나왔으며, 박 원장의 상처는 빗겨 맞은 것이라는 의사의 증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러진 화살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살인사건에서 흉기가 발견되지 않으면 피해자의 시신과 의사 진단서, 목격자가 있는데 흉기가 증거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죄를 선고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사건 다음날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박 원장을 찾아갔었다는 한 판사는 "거짓으로 입원했거나 자해를 했다면 (상처의) 형태가 다를 것"이라며 "(박 원장의 자해 주장은) 서울대 병원 의사나 간호사를 바보로 간주하는 것"이라는 글을 법원 게시판에 남겼다.

앞서 사건의 발단이 된 김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은 이정렬(43)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애초 재판부 만장일치로 김 교수 승소로 합의했지만, 김 교수의 청구에 모순점이 있어 명확하게 하려고 변론을 재개한 끝에 결론을 뒤집게 됐다"는 내용의 글을 전날 법원 게시판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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