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아 ‘신뢰 회복’ 봄바람 기대감

입력 2012-01-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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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구조조정 1년 시장은…

삼화서 시작, 모두 16곳 문닫아

이제는 상시감시체제로 돌아서

지난해 1월 14일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본격화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1년여를 맞았다. 지난 한 해 동안 문을 닫은 저축은행만 모두 16곳이다.

업계 수위의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대규모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닫힌 은행문 앞에서 예금을 돌려달라며 장사진을 친 예금자들의 모습이 연일 지면을 장식했다. 또 이들 저축은행의 부실 은폐를 눈감아 준 금융당국 직원과 퇴출 저지 로비를 받은 정치인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16개 저축은행 퇴출=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던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저축은행권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 예상하던 이는 많지 않았다. 통상 저축은행이 한 두 곳씩 매년 문을 닫았다.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4개 계열 저축은행을 거느린 부산저축은행이 쓰러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2월 14일 발표한 2010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이 2200억원 적자로 나오자 예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갔고 결국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과 계열사인 대전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게 됐다. 업계 1위 부산이 쓰러지자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전국적으로 대량 예금인출 사태(뱅크런)이 터졌다. 결국 19일 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저축은행이, 22일에 도민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금융당국은 7월 초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 방침을 내놓고 사상 유례없이 전국 100여개 저축은행에 대해 동시에 강도 높은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경영진단 결과, 단일 저축은행 기준 업계 2, 3위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과 함께 제일2·에이스·프라임·파랑새·대영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이 퇴출됐다.

◇‘일파만파’ 번진 저축은행 사태= 지난해 4월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전 일부 VIP 고객에게 몰래 예금을 빼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저축은행 사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섰다.

검찰 수사에서 부산저축은행과 금융감독원간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급기야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월 직접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용서 못할 비리’라며 모럴 해저드와 감독 소홀 문제를 강하게 질책하는 초유의 사건도 있었다.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기소된 금감원 직원은 총 8명이다. 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은진수 감사위원,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도 구속 기소됐다.

저축은행 사태에 연루된 최고 경영진들은 쏟아지는 사회적 지탄과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제일2저축은행장이 압수수색 도중 본사 옥상에서 투신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토마토저축은행 상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 12일에는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이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자살했다.

저축은행 사태 최대의 피해자는 역시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 투자자다. 지난 한 해 영업정지를 당한 16개 저축은행에 5000만원을 초과해 피해를 본 고객이 총 6만3000명에 달한다. 후순위채 투자자도 1000명이 넘는다. 피해 금액만 무려 8000억원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이들 피해자를 구제하는 법안을 검토하자 예금자들의 모럴 해저드를 조장한다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구조조정, 아직 끝이 아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9월 6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6개 저축은행이 적기시정조치를 유예 받았다. 이들이 당초 약속한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한 두 곳의 대형 저축은행이 설 연휴 이후 영업정지될 것이란 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 방식은 확 바뀐다. 지난해처럼 한꺼번에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을 발표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문제가 생기는 저축은행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지난해와 같은 구조조정 방식이 시장에 너무 큰 충격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저축은행권은 최근 새롭게 등장한 금융지주사 소속 저축은행이 저축은행권에 새바람을 일으켜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땅에 떨어진 업계의 위상을 회복시켜줄 것이란 기대다.

KB금융, 우리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지난해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을 한 곳씩 인수했다. 이미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영업을 개시했고,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도 조만간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소속 저축은행들의 최대 경쟁력은 안정적이고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라며 “이들 저축은행이 부각되면 저축은행 전반에 대한 불신이 다소나마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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