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작년 순익 3조 육박 회복력 돋보여올 목표는 ’우보만리’…’안전속 성장’주력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사가 내년에 풀어야 할 경영과제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장기화로 리스크 관리가 중요시 되겠지만 그렇다고 정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보만리’.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 만리를 간다는 의미다. 4대 금융지주사들이 위기 속에서 우보만리와 같은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선 당장 얼마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알뜰하게 돈 버는 게 ‘관건’
금융지주사들의 영업능력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느냐에 판가름난다. 많이 벌었어도 지출이 많으면 결국 남는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다.
지주사들의 수익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크게 영업이익, 순이자마진(NIM),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영업이익경비율(CIR)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영업이익은 영업활동에서 생기는 이익 중 관리비, 원가, 판매비 등 부수적인 것을 제외기 때문에 알짜 수익이기에 시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신한지주-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순으로 영업이익 성과를 거뒀다. 신한지주는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로 대손충당금이 감소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평했다. 그 중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1927억원에서 2조9359억원의 이익을 올려 수익력을 회복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NIM과 ROA, ROE에서는 각각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큰 폭의 수익 확대가 갈 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총자산과 자기자본에 비해 수익을 올리는 지표로 주시되고 있는 ROA와 ROE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두 회사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으로 나타났다.
ROA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신한지주가 1.30%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KB금융은 1.07%로 신한지주와 함께 1%대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연도 말 기준으로 지난 2008년 이후 1%대 진입에 실패했다.
ROE는 4개 금융지주사가 15%의 벽을 넘지 못했다. KB·우리·신한이 14% 대를 유지했으며 하나금융은 10.85%로 간신이 체면을 차렸다.
한 금융지주사 연구소 관계자는 “ROA가 1%는 돼야 회사에서 가져가는 수익이 있는데 요새는 어렵다”면서 “ROE는 과거에는 20%도 넘기도 했었으나 지금은 15% 수준도 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최근 은행권 안팎으로 회자되고 지표가 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ito)이다. 영업이익경비율이란 애써서 벌어들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낮을면 낮을 수록 벌어들인 것에 비해 알뜰하게 잘 쓴 것으로 평가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임기가 끝나는 2013년까지 45%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을 만큼 CIR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CIR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곳은 우리금융이다. 수익을 나타내는 기타지표에서는 KB금융, 신한지주와 함께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 부문에서는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말 41.6%로 4곳의 지주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더니 올해 3분기에는 유일하게 30%대에 진입했다. 다른 곳도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모두 40% 수준에 머물렀다.
내년엔 금융지주사들의 순익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란게 다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다. 각 종 금융규제가 지주사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합병, 비은행부문 확대, 조직개편 등 지주사들의 새 과제의 성공여부가 곧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은 자본 활용을 통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단 분석이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사 중 하나금융을 제외하고 향후 2년 내 대형 M&A가 가능한 휴력한 종목”이라고 평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음을 분석했다.
신한지주는 매트릭스 도입에 따른 사업구도 다변화의 효과가 주요 관건으로 지목됐으며 우리금융은 올해 실패로 돌아간 민영화 작업, 카드 분사, 매트릭스 도입 등의 사업 재추진이 실적에 민감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 마무리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중으로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는 탓에 섣불리 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펀더멘털 실적 개선에 따른 ROA 개선,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ROE개선과 더불어 규모의 경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