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독점하고 있는‘철도운영’사업에 민간업체가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돼 관련 업계의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국토해양부는 철도운영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27일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오는 2015년 부터 수서에서 출발하는 호남선(수서~목포)과 경부선(수서~부산) 고속철도 운영권을 민간에 줘 코레일과 경쟁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의 독점체제를 깨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독점은 발전이 없다”며 “(독점은) 경쟁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 사업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은 철도 운송서비스를 민간에 개방하면 고속철도 운임부담이 지금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방만한 경영을 하는 코레일은 요금을 낮추기 어렵지만 민간이 운영을 맡으면 효율적으로 경영할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된 셈이다.
철도 전문가들 가운데 연간 적자가 6000억원에 달하고 직원 평균 연봉이 5800만원에 이르는 코레일의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기 위해 경쟁체제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은 매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선로 사용료로 6000억원 내고 있는데 이는 코레일의 연간 적자폭과 비슷하다”며 “시공권과 운영권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코레일 관계자도 “코레일 운영은 경부선 고속철도 처럼 수익노선에서 남는 돈으로 중앙선 등 적자노선의 손실을 메우는 구조”라며 “철도운영이 경쟁체제로 가면 코레일이 운영하는 비수익 노선과 벽지 노선의 운행이 줄어 철도의 공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철도는 경부선을 제외하면 뚜렷한 수익 노선이 없는 게 현실이다. 수익 노선이 아니라면 굳이 민간업체가 참여하지 않는다. 민간업체를 참여시키려면 수익노선이 필요하다.
현재 수익 노선으로 예상되는 곳은 ‘수서에서 출발하는 호남선과 경부선’이다. 이곳을 제외하면 민간업체가 관심을 가질 노선이 없게 된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민간업체를 선정하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