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中企 쥐어짜는 시중銀

입력 2011-12-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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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내년도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해 보수적인 경영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중소기업대출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또다시 비올 때 우산을 뺐는 것 아니냐”는 게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초 1.30% 수준이었던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0월 말 기준 1.83%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1.70%)보다 높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 시중은행들과 외국계 은행들은 연말 연체율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소기업대출이 얼어붙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억제되고 대기업들도 현금이 궁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통로는 중소기업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연체율 등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중소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지난 8월 이후 중소기업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또다시 우산을 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11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58조6520억원으로 지난해 말(58조9250억원)보다 2730억원 줄었다. 지난 8월과 11월에는 각각 4540억원과 9840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대출잔액 감소)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현재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53조9061억원으로 전년말보다 2조6308억원 늘었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8월과 9월에만 6058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은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회수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엔 경기침체와 강도 높은 중소기업 구조조정도 예고되는 만큼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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