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시대 개막]'금리+α'수익률, 대안투자처로 들썩

입력 2011-12-1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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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중위험·중수익 상품 라인업, 고액자산가 이동

“주식시장 변동성 축소·업계 지각변동 촉진 기대”

자산관리 시장의 일대 혁신을 안겨줄 헤지펀드 출범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헤지펀드는 고액자산가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대안투자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저금리 기조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예·적금 및 주식에 대한 매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헤지펀드는 주식대비 낮은 위험에도 불구하고‘금리+α’ 의 수익률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제한적인 운용전략으로 자산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는 않겠지만 출범 10년째가 되는 2021년에는 전체 자산규모가 최고 59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란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부수적으로 금융투자업계의 구조적 변화도 기대된다. 대형 증권사들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바탕으로 투자은행(IB)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들 역시 운용능력을 높이면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업계 양극화 현상이 더욱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문인력 부족, 선진국 대비 과도한 규제, 투자자 인식부족 등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음을 감안하면 출범 초기 진통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장기자금 유입 기대=전문가들은 초기 헤지펀드 자산규모가 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ㆍ자문형 랩어카운트 등 일부 고위험 상품과 파생결합증권(DLS),주가연계증권(ELS),하이일드채권 등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의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서 일부 자금이 이동하면서 초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시 기관과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일임상품이나 사모펀드·랩어카운트 등의 자금 중 10% 정도인 42조원이 헤지펀드로 유입될 것”이라며 “헤지펀드에 자금이나 주식을 대여하고 거래를 중개하는 등 지원역할을 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의 각종 수익도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 펀드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헤지펀드 시장이 6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급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일반 공사모 펀드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일반펀드에서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후 8%대에 도달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은 2021년 59조1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헤지펀드는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여러 전략이 활용되고 상승과 하락 등 방향이 다른 차익거래 물량이 출회되면 시장 전체 변동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해외투자 본격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지각변동을 앞당기는 촉진제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김 실장은 “증권업계가 프라임브로커 영업권 받기 위해 자본을 강화했는데 초기 4~5년 정도 시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면 자본력을 통해 투자은행 업무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운용사도 대형사 중심으로 헤지펀드 운용을 통해 상품 패키지 운용능력이 급격히 좋아질 가능성 크다”며 “이는 결국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를 영위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의 차별화를 심화시켜 업계의 건전한 구조개편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력난·과도한규제 등 문제점 산적=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다. 증권사의 경우 헤지펀드를 독립법인 형태로 설립해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 전문 최고경영자를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자산운용사들 역시 헤지펀드 운용인력을 확보하는데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펀드매니저의 경우 헤지펀드가 사모펀드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심한데다 기존 운용 펀드에 대한 성과보수를 포기하고 검증이 안 된 헤지펀드를 담당하기에는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외부 인력 충원에도 검증 안된 매니저들이 많은데다 해외 헤지펀드 전문 운용인력을 유인하기에는 아직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유인책이 많지 않아 외부인력 충원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도 한국형 헤지펀드의 초기 성공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개인 최소 투자한도가 5억원 이상이어서 자금이 쉽게 이동하기 힘들고 차입비율을 400% 이내로 제한 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헤지펀드의 등록의무와 파생상품내역 보고 의무를 부과해 헤지펀드 전략이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운용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LG경제연구원 문병순 선임연구원은 “금융당국의 헤지펀드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은 금융불안을 예방하는데는 효과적이지만 헤지펀드 성장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란=헤지펀드에 대한 거래와 집행, 결제뿐 아니라 유가증권 대여과 신용공여, 수탁, 리스크 관리, 대차 등 헤지펀드 업무 관련 제반 서비스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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