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파문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놓인 올림푸스의 상장 폐지 여부가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손에 넘어갔다.
올림푸스는 기한인 14일 올 상반기(4~9월) 보고서를 제출해 TSE에서 상장 폐지는 겨우 면했다.
9월말 현재 순자산은 460억엔으로 3월말 시점의 1156억엔에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은 11.0%에서 4.5%로 하락했다. 상반기 순손실은 323억엔. 시세 하락과 태국 홍수 등에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분석됐다.
회계부정 파문이 드러나기 전인 8월 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2011 회계연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4배인 180억엔이었다.
손실 은폐분을 바로 잡고 나니 3월말 현재 이익잉여금은 기존치보다 530억엔 줄어 1170억엔이었다.
14일 발표된 잉여금액은 1135억엔으로 9월말 768억엔으로 감소한 것이 순자산 감소 요인이 됐다.
리소나은행의 도다 고지 수석 펀드매니저는 “자기자본비율 하락으로 올림푸스는 제조업체로서 재무 상태가 심각하게 취약해졌다”면서 “상장이 유지되더라도 재무상태와 경영의 앞날이 불확실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TSE는 올림푸스가 제출한 보고서에 근거해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올림푸스는 현재 TSE의 ‘감시종목’ 대상에 올라 있다.
TSE는 올림푸스가 그동안 저지른 손실 은폐가 주가와 투자가에게 미친 영향과 회계부정이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의도였는지를 판단해 상장 폐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푸스의 회계부정을 조사한 제3자 위원회는 기업 전반의 부정은 아니다라고 판정했지만 10년 넘게 회계 부정을 저질러온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앞서 TSE는 가네보, 세이부철도, 라이브도어 등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가네보의 상장을 폐지하기까지는 꼬박 6개월이 걸렸고 라이브도어는 1개월반, 세이부철도는 불과 1개월만에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
올림푸스의 주가는 14일 19% 폭락했다가 반기 보고서 제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축소했다. 15일에는 또 20.77%의 폭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바자산운용의 오쿠무라 요시히로 애널리스트는 “올림푸스의 상장 폐지 여부는 TSE의 결정에 달렸다”며 “이는 TSE의 공정성을 시험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다카야마 슈이치 올림푸스 사장은 15일 상반기 결산 설명회에서 마이클 우드포드 전 사장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주주총회에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푸스는 내년 3~4월 사이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우드포드 전 사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사장에 복귀하면 회사의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며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 난 여기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해 복귀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