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주식 양도차익 과세’논의

입력 2011-12-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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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양도차익 과세만이 능사인가? 정치권이 세수 확대를 목적으로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으로 실현된 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긴다는 점에서 자칫 투자 활성화를 저해하고 시장을 위축할 수 있는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법안 논의 과정에서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대해서도 과세를 할 것인지, 증권거래세는 없앨 것인지, 주식 양도손실이 발생하면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등에 대해 방침을 정해야 한다는 것.

증권거래세를 그대로 둔 채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면 이중과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자본이득세 도입이 시장의 축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논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거래 차익에 과세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라며 "거래세와 자본이득세 둘 중 하나만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의 상계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이익에만 세금을 부과할 것이 아니라 이익을 손실과 상계해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장기투자를 통한 양도 차익에 대한 우대와 소액투자자 보호, 자본소득과 근로소득의 분리과세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이득세 도입 논의가 너무 빠른데다 금융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며 "공청회 등을 통해 업계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득세법은 유가증권시장 기준 상장주식 지분 3%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에게 10~30%의 양도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우리처럼 상장 주식에만 비과세하는 나라는 그리스와 멕시코뿐이다.

찬성을 하는 쪽에서는 시장 안정화와 공평 과세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범교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상장주식과 파생금융상품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 정책을 채택한 것은 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파생금융상품시장은 인프라나 거래량 모두 엄청나게 발전해 비과세 정책을 지속할 명분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영진 금융투자협회 세제지원팀 과장은 “(양도차익 과세가) 갑자기 도입되는 경우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 정치권에서도 논의되는 순차적 도입 방안에서도 세율 부분만 논의될 뿐 시행시기 자체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연구가 다소 미진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손실통산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신중히 연구해야 한다”며 “업계 의견을 들으며 논의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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