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자존심, ‘도쿄모터쇼’의 굴욕

입력 2011-12-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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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메이저모터쇼의 하나로, 일본 자동차산업의 상징이았던 도쿄모터쇼가 몰락했다. 글로벌 1위인 GM을 비롯해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가 2009년에 이어 2회 연속 불참한 데다 현대.기아차 마저 외면하면서 안방잔치로 전락했다.

지난달 30일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11일까지 열리는 올해 도쿄모터쇼에는 12개국 30여 완성차 메이커에서 총 176개 모델을 전시했다.

일본 완성차 메이커를 비롯해 아우디와 BMW, 폭스바겐 등 독일 메이커가 참가했지만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는 2회 연속 불참했다. 한국의 현대차 역시 상용차 부스에서 버스를 전시하는데 그쳤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5대 메이저 모터쇼로 각광받았던 도쿄모터쇼가 몰락한 이유는 일본 안팎의 다양한 침체 요소에다 중국시장의 급부상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모터쇼의 경우 2008 리먼쇼크로 인해 해외 메이커들이 대거 참석치 않았고 행사 규모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부품사를 포함해 해외 메이커가 단 3곳만 참여하면서 ‘국제모터쇼’라는 명칭이 무색해졌다.

반면 서울모터쇼의 입장객 수가 100만명을 넘었으나 2009년 도쿄모터쇼 입장객은 61만여명에 그쳤다. 2007년 도쿄모터쇼(143만명)에 비해 관람객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면서 일본국민들의 관심도 크게 떨어진 셈이다.

이후 일본의 자존심인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홍역을 치른 데다 혼다 마저 잇따른 결함이 발생하면서 일본차 산업의 위상이 급락했다. 여기에 올해 초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홍수로 인한 생산차질, 지속되는 엔고, 유럽발 금융위기 등 나라 안팎의 상황도 일본 자동차산업의 위축을 부추겼다. 이러한 분위기가 모터쇼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급성장한 중국 차시장의 견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쿄모터쇼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모터쇼로 확고한 위치를 고수해 왔으나 최근 중국의 베이징·상하이 모터쇼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일본 자동차공업진흥회의 시가 도시유키 회장은 언론을 통해 “일본 자동차 시장 규모가 현저히 작아졌다”며 “일본 자동차 산업의 축소를 막기 위해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부활을 꾀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 일본수입차 관계자는 “모터쇼의 흥행은 해당 국가의 자동차시장 상황과 비례한다”고 말하고 “최근 일본 내수시장 산업수요가 크게 줄면서 도쿄모터쇼 규모도 이전보다 축소됐고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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