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실사 결과 잠재부실 생각보다 많아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저축은행의 부실 자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대해 정밀실사를 실시한 결과, 부실이 당초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지난 9월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이들 저축은행에 대해 정밀실사 중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것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때문이지만 속내는 편치 않다. 당초 예금보험공사에서 발표한 부실규모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막상 실사를 진행해보니 당초 예상한 것보다 부실이 더욱 심하다”면서 “대출서류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대출이 이뤄졌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 저축은행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순이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제일저축은행 총 자산 2조9000억원 가운데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약 6000억원 규모의 자산만 넘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 역시 토마토저축은행의 총 자산 3조여원 가운데 자산부채 이전 방식으로 넘어올 자산은 1조원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느냐가 향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에 따른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영구적인 요인은 아니다”면서 “은행 경영의 노하우를 살리고 조직을 추스린다면 향후 서민금융 업무 등에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