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요골프. 골프용품업계에서 다소 생소한 기업이다. 그런데 이 기업이 큰 일을 냈다. 상상에만 그쳤던 스틸샤프트에 컬러를 입힌 샤프트를 선보였다. 물론 스틸컬러샤프트는 이미 나와 있다. 하지만 도색이 아닌 티타늄과 산소결합으로 색깔을 샤프트에 적용시킨 것은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개발한 주인공은 준비된 CEO 최주환(41) 리요골프 대표이사다.
그가 2년이상 테스트에 사용한 샤프트만 수천개다. 가장 우수한 컬러샤프트를 제작하기위해 ‘진공 중에 금속을 기화시켜 기화된 금속 원자가 산화하지 않은 채 방해물없이 피도금물에 도금이 되는 PVD(Physical Vapor Deposition) 방식을 도입했고 이온플레이팅법으로 색깔을 만들어 냈다. 티타늄과 산소가 결합하면서 컬러가 생성된다. 강점은 색깔이 도색한 것과 달리 웬만해서는 벗겨지지 않고 스크래치도 나지 않는다. 내구성과 견고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스틸이 가진 샤프트의 성능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가 골프업계에 들어선 것은 대학교 때. 제대후 1992년 일본으로 유학갔다. 부친의 사업실패로 집안이 어려워지자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주독야경(晝讀夜耕)으로 4년간 장학금을 챙겼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힘겨워 눈물을 많이 흘리기도 했다. 일본 도쿄의 도요(東洋)대학에서 국제 경제학을 전공했다.
“열심히 노력했고 운도 좋았죠. 일은 닥치는대로 했습니다. 부친이 클럽을 제작하는 동기생이 있어 자연스럽게 골프용품쪽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한국에서 주방기기를 일본으로 수입했고, 골프클럽은 한국으로 수출하는 무역업을 했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도색작업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겸했다. 이후 3년간 노트북, 벽걸이 TV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역시 도색작업을 맡았다. 이때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컬러샤프트를 생각했다.
차곡차곡 돈을 모았고 이것이 후에 사업하는데 ‘종자돈’이 됐다. 졸업후 친구 부친이 운영하는 스파이럴골프사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이때 클럽피팅전문 자격증을 땄다.
2002년 한국으로 들어와 일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골프숍 ‘골프굿’을 오픈했다. 클럽 등 골프용품제작을 위한 첫 단계였다. 소비자의 마음을 가장 가까이서 알 수 있는 방법이었기때문이다.
일본 현지기술자들과 ‘리요’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했다. “아직은 한국이 골프클럽은 기술적으로 일본에 뒤집니다. 장기적으로 전세계 시장에 수출할 목표여서 일단 골프선진국인 일본의 힘을 받기로 했습니다. 좋은 기술을 받아 우리 것으로 만들필요가 있었으니까요.”그러면서도 그는 헤드의 기본 디자인은 직접한다.
2009년부터 샤프트에 매달렸다. 일본은 이미 스틸샤프트에 색깔을 입힌 것이 출시됐다. 그러나 도색작업으로 한 것이어서 쉽게 벗겨지고 흠이 잘났다. 일본을 이기려면 이것보다 좋은 제품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날밤을 새웠다. 생산라인을 꼼꼼히 챙겼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품질관리. 이것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터특한 것. 자동차 도색하는 일본 회사에서 먼지만 보여도 불량판정을 내렸던 것이다. 지난해 11월 처음 제품을 내놨고 신제품 개발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리요골프가 개발한 ‘이데로’컬러샤프트는 TiO2로 막이 형성되는 순간 초박(超薄)형으로 색깔이 샤프트에 입혀지는 원리다. 현재 레인보우 등 5가지 컬러샤프트가 나오고 있다. 유광이면서도 어드레스했을때는 주변색을 흡수하고 검은색으로 보여 스윙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일본에서 나오는 컬러샤프트보다 가격이 절반수준으로 경쟁력도 있다. ‘이데로’샤프트는 한국골프피팅협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우리 자손들이 리요골프가 만든 클럽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꿈입니다. 아울러 영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반드시 전세계에 우리 제품을 수출해야죠. 정제품을 장인(匠人) 정신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조만간 전세계 골프장에서 알록달록한 컬러 스틸샤프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