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외 경제와 금융이 안정돼야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또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은 만장일치였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하면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호주, 인도네시아 등 금리를 인하한 나라있는데 우리와의 차이점은.
▲금리 수준을 봐야 하는데, 국제경제 환경은 같으나 인도네시아는 6%대 금리라 우리와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위기 속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변화할 여지가 있나.
▲우리 경제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현재로는 다른 상황으로 돌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소위 통화의 상태가 아직은 완화적 기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어떤 정책도 경제 대내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으나 현 상황은 완화적인 상황에 있다.
-유로존이 갈라지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오는데 이 경우 어떤 파급 영향을 예상하는가.
▲우리나라의 이탈리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매우 작은 수준이다. 전체 익스포저에서 이탈리아의 비중은 1%도 안 된다. 직접적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유로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시장에 큰 영향 미쳤으나 최근에는 채권시장 동향을 보더라도 자금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섯달째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정상화는 언제나 가능한가.
▲여러번 말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든 동결하든 이에 대한 조건이나 시간이 언제될지 사전에 못박지 않는다.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으로서 우리 판단에 인플레이션이 만성화하는 추세에 있음을 확인한다면 그렇게 계속 둘 순 없을 것이다.
-한은법 시행령의 은행채 지급준비금 부과가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금융채 지준 부과는 평상시 금융권에 부담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다. 다만 위기시 중앙은행이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실효성을 확보했으면 한다는 한은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국채금리가 기준금리에 다다를 정도로 낮아져 장기금리가 오르지 않고 있는데.
▲장기금리가 안 오르는 것은 미래 경기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겠으나 해외에서 한국 시장에 대해 과거보다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좋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당국으로서 이 상태가 얼마나 갈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현재의 수수께끼(기준금리는 오르는데 장기금리는 오르지 않는 현상) 상태는 벗어날 것으로 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위기가 프랑스로 번진다면 그 영향은.
▲그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은행 자본건전화 등을 통해 그 정도까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 선에서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돈을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큰데 이에 대한 견해는.
▲유로존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ECB의 역할이 변질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보다는 리스크에 좀 더 책무를 지고 금융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는데 그 의미는.
▲현재의 통화기조가 완화적이라는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대외적 여건변화를 가지고 우리를 거기에 맞춰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외적 여건이 좋으면 (금리정상화를) 하고 나쁘면 안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대외적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