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긍정적 요인이나 당장 시장 변화 이끌 변수는 안돼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지금 당장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2005년 10월 ‘A+’로 올린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올라가면 통상적으로 신용등급 자체도 1년 정도 후에 상향조정되는 경향이 있어 내년에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 등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 전망 상향에 대한 증권 전문가들의 평가는 인색했다.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의 효율적인 외환관리와 재정운용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점은 높이 사지만 등급 자체가 오른 것도 아니며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전망이 오른 것은 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이나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며 “예를 들어 이번 전망 상향 조정으로 현재 1900선에 머물고 있는 주식시장이 2200선으로 오르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산재한 수 많은 변수들 중에서도 국가신용등급 관련 변수는 가장 후행적으로 반영된다”며 “전망 상향 자체가 긍정적 요인이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당장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한국의 CDS프리미엄이 감소하고 위험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줄어드는 모습은 긍정적이겠지만 당장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만한 요인은 아니다”라며 “쉽게 생각해보면 일개 금융기관에서 전망치를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다만 향후 신용등급이 올라간다고 했을때 외국계 자금과 펀드쪽에서의 자금 유입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