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의 채권이 한때 고수익을 보장하는 매력적 투자처였지만 이제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로 바뀌었다."
7일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흥시장 채권의 투자 수익률이 급감한 반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수익률은 급등해 이제 상황이 역전됐다"고 보도했다.
FT는 "지난해 신흥시장에 유입된 채권 펀드 투자액은 지난 2009년도의 94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530억달러에 달했다"며 "올들어 신흥시장 채권 유입 속도는 둔화됐지만 180억달러를 웃돌며 현지 통화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지 통화채권에 대한 투자 선호 현상은 신흥시장 채권이 장기적으로 매력적 투자처인 동시에 통화 투기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FT는 "한국과 대만 등 2곳이 선진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차츰 투자등급 지위가 상향조정 되고 있다"며 "서구가 위기에 처하면서 신흥시장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설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 여름부터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시장들이 선진 시장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을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글로벌 시장이 위기에 빠진 지난 9월에는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채권펀드에서 40억달러 이상을 빼내는 등 신흥시장 채권 발행은 거의 중단되다시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10월 들어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신흥시장 채권은 더이상 안전투자처로 인식되지는 않고 있다"며 "그렇다고 위험자산으로 자리잡은 것도 아니다"고 풀이했다.
신흥시장 채권 붐이 조성되기 시작한 2010년 초 10년물 인도네시아 국공채 수익률은 10%를 웃돌았지만 이후 6.25%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2년물 채권은 이탈리아 보다 고작 20bp(1bp는 0.01%) 높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