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은 ‘모피아’…한은·은감원 출신이 주류

입력 2011-10-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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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파워인맥]②금융감독원…은행 감독 비중 커 통합출범 초기부터 인사상 우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들이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 금융소비자들의 권리는 잘 보호되고 있는 지 등을 검사?감독하는 금융정책 집행기관이다. 즉, 소위 말하는 금융경찰로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금융회사들이 꼼짝 못하는 파워인맥들로 구성돼 있다.

금감원의 조직은 저축은행 비리 연루 사태가 불거지면서 상반기에 금융감독의 혁신 차원으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은행, 금융투자(증권), 보험, 중소서민, 회계, 공시·조사, 소비자 등과 일반은행 특수은행 저축은행을 검사하는 검사 분야와 기획·총괄 등 세분화 되면서 검사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총무국과 총괄조정국(현 기획조정국) 등이 있는 기획·총괄 부서를 거친 고위직 인사들이 여전히 파워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같은 핵심부서에서 업무를 맡은 고위직은 대부분 한국은행 및 은행감독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주요 고위직은 원장, 수석부원장, 부원장2명, 부원장보 8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은행 및 은행감독원 출신이 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설립 배경에서 주요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처음 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보험감독원·신용관리기금 등 4개 기관이 하나의 감독기관으로 통합돼 설립됐다. 초기 금융시장에서 은행의 비중이 크고 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행 및 은행감독원 출신이 승진에서 우대를 받았던 것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과 보험은 특수성 때문에 고위직 임원 자리가 한두자리 보전되고 있지만 신용관리기금 출신들은 주로 저축은행 및 비은행업권을 맡아 승진인사에서 소외됐다. 실제로 금감원 출범이후 아직까지 신용관리기금 출신 부원장보가 나온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 저축은행 정리를 안정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아 향후 신용관리기금 출신 첫 부원장보 승진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금감원장과 수석부원장은 금융위원회에서 내려왔으며 증권감독원 출신 부원장과 부원장보가 2명, 보험감독원 출신 부원장보가 1명이다. 이밖에 검찰 출신 부원장보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출신 부원장보 등 각각 1명씩 외부인사도 있다.

금감원의 수장인 권혁세 원장은 전형적인 모피아 출신으로 김석동 위원장과 비교적 코드를 잘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권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대통령 비서실,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특히, 대구 경북고 출신으로 정관계 인맥을 자랑하고 있어 금감원 내부에서는 조심스럽게 내년 총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 수석부원장 자리는 금융위원회 임원들이 거쳐 가면서 주요 금융기관 CEO 및 협회장으로 가는 노른자 자리로 꼽히고 있다. 최수현 수석부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생물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기획조정관, 한나라당 정무위 수석전문위원,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다. 최 수석부원장은 기획·총무, 소비자, 보험 분야를 맡고 있다.

주재성 부원장은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입행해 금감원 총무국 비서실장, 총괄조정국장, 은행업서비스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은행 및 중소서민 부문을 맡고 있다.

주 부원장을 필두로 한국은행 출신은 은행 담당 김영대 부원장보, 기획총괄 담당 조영제 부원장보, 중소서민 담당 김장호 부원장보, 검사 담당 신응호 부원장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총무국이나 총괄조정국 등에서 업무를 맡은 바 있다.

또한 TK(대구·경북)라인도 핵심 인맥으로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금융투자 담당 김건섭 부원장보와 중소서민 담당 김장호 부원장보가 대구 및 경북 출생으로 모두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다. 권혁세 원장은 대구 경북고, 김영대 부원장보도 대구 계성고 출신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한국은행 출신으로 은행감독국, 총무국, 기획조정국을 거칠 경우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최근 이같은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한국은행 출신들이 워낙 탄탄한 기반을 잡고 있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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