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름값이 37일째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정유사들의 공급가가 인상된 때문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69.13원으로 전날보다 0.23원 올랐다. 전국 기름값은 지난달 4일 1933.21원을 기록한 뒤 37일째 연속 상승세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4월 5일의 1971.37원과도 불과 2.24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지역 기름값도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43.21원이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2043.76원에 불과 0.5원이 모자란다. 특히 여의도 경일주유소의 경우 리터당 2295원으로 보통 휘발유 가격이 2300원대 진입을 예고했다.
이 같은 기름값 고공행진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다. 환율이 오르면 정유사가 수입하는 원유와 석유제품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제품 가격에 반영돼 국내 기름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
실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이하였던 지난 8월엔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세전)이 리터당 890원대에서 900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9월부터 정유사 공급가 역시 2주 연속 동반 상승하더니 9월 넷째 주엔 948.99원까지 올랐다.
여기에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던 두바이유 국제 현물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전환한 것도 향후 기름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일보다 0.96달러 오른 배럴당 101.31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4일째 상승세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당분간 국내 석유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두바이유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섬으로써 국내 유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