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성장·주기적 금융위기 등...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
미국이 21세기형 공황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실업률이 25%에 달하고 경제 전반이 황폐화하는 현대형 공황이 미국에 닥칠 수 있다고 6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미국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됐고 유럽 재정위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새로운 공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21세기형 공황은 급작스러운 몰락보다는 서서히 장기적으로 진행되며 회복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글루스킨쉐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2007~2009년의 심각한 경제침체 이후에 성장이 기록적으로 느려졌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경제하강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버블 이후 20년에 걸친 일본식 장기불황과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로젠버그는 그 근거로 증시 시가총액 수준이 여전히 1998년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는 사실과 일자리의 정체 등을 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두 차례의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최근에는 1960년대 초반 시행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까지 동원했다.
연방정부도 8000억달러(약 948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경제는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제로성장에 가까운 경기둔화, 구조적으로 높은 실업률, 주기적인 금융위기, 사회불안 고조 등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40%에 달한다”면서 “빈약한 경제회복 뒤에 장기적으로 서서히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 파생상품 시장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현재 흐름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붕괴 당시와 매우 흡사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지난 2008년의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금융시스템이 받는 압박이 일정 수준에 이를 경우 자본의 급격한 이탈 등 시장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미국은 아직 이 지점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가까운 상태”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