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믿지 말고 ‘외로운 주식’ 사라”…역발상 투자의 대가 바닥치는 주식 집중 매수 후 재평가때까지 보유 ‘대박’
역발상 투자로 널리 알려진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의 명언이다. 투자심리를 공부한 그는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심리상태에 따라 매우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사람들은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과민 반응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악재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그 결과 그가 운용한 ‘켐퍼-드레먼 고수익펀드’는 펀드평가사 ‘리퍼’가 평가한 300개의 펀드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1위에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불확실한 상황일 수록 정보를 믿지마라”= 드레먼은 ‘최고’에 대한 과대평가와 ‘최악’에 대한 과소평가는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는 ‘과잉반응’ 이론을 제시했다. 불확실한 상황에 처한 사람일 수록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과신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쓰레기 주식을 사들여 뜰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저평가 종목을 저가에 매수한 뒤 시장이 그 가치를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가치투자’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분석가들의 장밋빛 전망도 믿지 않았다. ‘실적쇼크’ 자체가 특별한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 아니라 분석가들이 제시한 커버리지(예측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분석가가 제시한 리포트는 읽되 추천의견은 차라리 불태워 버리라고 말한다. 본인의 추천종목에서 악재가 튀어나올 가능성을 '제로(0)'로 확신하는 낙관론에 사로잡히기는 전문가나 아마추어나 똑같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투자위험에 대한 전통적이고 지배적인 견해에도 단호히 ‘NO’를 외친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위험’은 인플레이션과 세금이다. 이 둘을 감안하면 예금계좌나 채권수익 등 무위험 자산으로 불리는 투자대상만큼 위험한게 없다고 보는 것이다. 때문에 투자위험을 거론할 땐 원금가치 보전가능성과 대체투자에 따른 기회수익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레먼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분석가들의 지나친 낙관론과 투자자들의 과신이 결합된 상황에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때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개 기준에 부합한 종목 선택 뒤 2년 보유= 물론 그에게도 나름의 투자원칙은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현금흐름비율(PCR),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배당비율(PDR) 등 4가지가 합리적인 상황에 놓여있는 기업들에게만 ‘러브콜’을 보내는 것 이다.
시가총액도 검토 대상이다. 중소형주 보다는 대형주가 분식회계 위험도가 덜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분기보다 이익이 증가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27%이상, 부채비율 20% 미만의 우량 종목만을 투자대상으로 삼았다.
일례로 그는 2000년 대형 소송에 휘말린 담배회사 알트리아(필립모리스 전신)가 급락할때 오히려 주식을 사들였다. 일시적 위기를 벗어나 사태가 진정되면 이익도 다시 늘것이란 믿음에서였다.
그는 이같은 조건들을 만족하는 종목만을 매수해 2~8년 동안 보유했다. 그의 이같은 투자 방식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렸다. 기업의 가치와 주가가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투자는 짧으면 2년에서 길게는 8년의 시간이 걸렸다. 때로는 투자자들의 비난도 받았고 상당한 인내와 투자 고집이 필요했다.
그러나 열매는 달았다. 미국의 펀드평가사인 리퍼 분석회사(Lipper analytical service)에 따르면 드레먼의 ‘켐퍼-드레먼 고수익펀드’는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동안 동일유형의 펀드 225개 가운데 최고의 펀드로 평가받았다.
드레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을 살때 편향된 정보에 집착해 잘못된 선택을 내리게된다”라며 “‘쌀때사고 비쌀때 판다’란 기본만 지킨다면 투자실패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