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 내 처리될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국회와 한은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6월30일 한은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넘겼지만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반대로 당일 본회의 상정 막판에 안건에서 제외됐다. 앞서 지난 23일 열린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도 정무위의 압력에 상정이 불발된 바 있다.
다음달 정기국회는 내년 총선 등 선거를 앞둔 만큼 한은법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법안은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실상 이달 국회가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한은법 개정안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논의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드러난 금융감독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발의된 한은법 개정안은 2009년 12월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반발 등으로 법사위에서 1년6개월 넘게 계류하다가 한은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한은의 금융회사 검사 및 조사권한을 강화하되 단독 조사권을 삭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법사위를 통과했다.
한은법은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금융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아 6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거의 확실시돼 보였다.
그러나 본회의 당일 오후 금감원 등을 관찰하는 정무위 소속 위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안건에서 제외됐다. 지난 23일 열렸던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도 역시 같은 이유로 한은법 개정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한편, 한은법 개정안에 대한 개별은행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한국은행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 금융당국은 물론 한은으로부터도 검사·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때문이다.
다만 중앙은행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는 국제적 분위기가 금융시장의 불안 등은 한은법 개정안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