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美 재계도 女風...자매 CEO 탄생

입력 2011-08-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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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수프·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 CEO...가족기업 논란 속 바람직한 모델로 주목

미국 재계에 자매 최고경영자(CEO)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 식품업체 캠벨수프의 차기 CEO로 내정된 데니스 모리슨과 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의 매기 윌더로터.

한 집안에서, 더구나 자매가 각각 다른 대기업의 수장이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 자매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으로서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노력과 남다른 가족애를 털어놨다.

모리슨과 윌더로터는 딸 부잣집의 첫째와 둘째. 4자매가 모두 대기업의 CEO이거나 임원이다.

이들 자매가 남성이 득세하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양친의 영향이 컸다.

자매의 부친은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의 임원으로, 딸들의 어린 시절부터 수익 목표 설정에 대해 강조했다.

모친 역시 야심을 갖는 것도 여성다움의 일부라고 가르쳤다.

양친의 가르침은 헛되지 않았다. 월더로터는 2004년부터 지방 전신회사인 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의 CEO 자리를 꿰찼고, 언니 모리슨은 몇몇 식품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03년 캠벨로 자리를 옮겨 북미사업 부문을 인솔, 작년 가을 차기 CEO로 지명됐다.

▲매기 윌더로터 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 CEO(왼쪽)와 데니스 모리슨 차기 캠벨수프 CEO가 정답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미국 대기업 가운데선 처음으로 자매 CEO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WSJ

윌더로터는 CEO로 성공하기까지 언니 모리슨의 애정어린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모리슨이 처음 이사에 오를 당시, 월더로터는 “처음부터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을 목표로 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1980년대에 윌더로터가 케이블 TV의 신설 부문에서 재무관리를 맡다 마케팅 부문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언니 모리슨의 도움을 받았다.

당시 모리슨은 식품업체 네슬레의 마케팅 담당 중역이었기 때문에 멘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월더로터는 회고했다.

월더로터는 “언니는 적은 예산으로 (마케팅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자세하게 가르쳐 줬다”며 “덕분에 회사에도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 자매는 서로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자주 만났다.

근처에 살면서 공원을 달리며 건강과 우애를 다졌던 것.

WSJ는 이들 자매의 우애와 성공담은 가족기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형제·자매가 같은 기업에서 일하다 분란을 일으키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제록스의 앤 멀케이 전 CEO와 토머스 도란 남매의 경우다. 이들 남매는 동생인 멀케이(58세)가 6년 가까이 오빠인 토머스 도란(67세)의 상사로 있으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이들은 회사 안팎에서 사사건건 부딪혔다. 도란은 “앤은 나에게 특히 엄격했다”고 토로하는 한편 “멀케이는 그가 나의 오빠라는 점이 걸렸다”고 발끈했다.

이들의 싸움은 가족 여행을 떠나는 도중에 불이 붙기도 했다.

회사 제트기를 타고 주말 여행을 가는 도중 동생인 멀케이가 도란에게 “사업을 더 빨리 진행하라”고 명령하면서 기분이 상한 적도 있었다.

결국 이들은 2007년 모두 회사를 떠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록스가 우르슐라 번스를 사장에 기용하면서 멀케이의 입지가 곤란해졌고, 결국 번스가 CEO 자리까지 오르면서 멀케이는 회사에 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도란 역시 멀케이의 뒤를 따라 회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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