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사 6월 원외처방 조제액 11.2% 증가…리베이트 단속 영향 오리지널 처방 늘어난 탓
국내 제약사에 대한 리베이트 단속 철퇴로 해외 의약품의 시장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약산업을 옥죌수록 오리지널을 많이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만 유리해지게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1일 유비스트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6월 원외처방 조제 시장에서 국내 업체 성장률은 4.0%에 그쳐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0%p 감소한 73.5%를 기록했다. 2009년 11월 이후 국내 업체 점유율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반해 외국계 업체의 6월 원외처방 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2% 증가한 1976억원을 기록하여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리베이트 규제 영향으로 의사들이 혹시 모를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고혈압약인 아스트라제네카 ‘아타칸’의 제네릭과 6월 사노피 아벤티스 ‘아프로벨’ 의 제네릭이 출시되었지만, 정부의 강한 규제로 국내 업체의 제네릭이 아직까지는 예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추가 약가인하 정책도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7월 6일 보건복지미래위원회에서 논의한 약가 인하 방안에 따르면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은 현행 80%에서 70%로 낮추고 1년 후에는 다시 50% 수준으로 추가 인하될 전망이다. 또 제네릭 가격도 현행 68%에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50%까지 내릴 방침이다.
이처럼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가격이 동일한 수준으로 낮춰지면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매출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높은 국내사들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우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0년 의약품산업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율은 27.9%로 나타난 반면, 국내 제약사는 51.5%로 나타나 수익성 면에서 훨씬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출액에 대한 판매관리비 비중도 글로벌 제약사(30.5%)보다 높은 37.7%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상무는 “제품 한 단위의 수익을 올리는데 필요한 비용을 의미하는 매출원가율은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요소”라며 “국내 제약사의 높은 매출원가율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은 국내 제약산업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혁신신약개발에 대한 재투자 여력을 상실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