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경력 15년, 꼼꼼한 작업으로 불량률 0%… 임직원 회사 살리기 한뜻
"새로 출시할 코란도는 예전 코란도하고 전혀 다른 차지만 같은 이름을 달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우리한테는 의미가 큽니다."
그랬다. 장맛비가 추적거리던 6월, 경기도 평택에 자리한 쌍용차 공장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제자리에 멈춰있다는건 분명한 퇴보를 의미한다. 하지만 쌍용차 평택공장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퇴보가 아니다.
이들에게 옛날이란 렉스턴의 인기가 치솟고, 체어맨이 현대차 에쿠스 판매를 앞서는 등 연산 16만여대를 기록했던 전성기 2000년대 중반을 의미한다.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는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돌파를 눈앞에 둔 쌍용차는 한 걸음씩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그동안 대우그룹과 중국 상하이차(SAIC)를 거치며 노사갈등과 직장폐쇄까지 겪었지만 그때마다 쌍용맨들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해왔다.
2011년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은 부활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조립 1공장에선 회생의 발판이될 코란도C는 말끔한 모습으로 출고되고 있었다. 꼼꼼한 최종 점검단계에서 불량률은 0%에 가까웠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뒤에는 회생을 향한 임직원들의 강한 의지도 서려있었다.
코란도C가 조립되고 있는 1라인에는 손재주가 뛰어난 240여명의 근로자들이 조립라인에 집중하고 있었다. 1시간당 생산되는 코란도C는 약 25대 수준. 연간 2000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약 4만8000대의 코란도C를 생산할 수 있다.
조립 1라인 관계자는 "올해 잔업과 특근 등을 통해 총 5만대의 코란도C를 생산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희 직원들 평균 근무연차가 15년쯤 됩니다. 대부분 젊으면서도 경력이 탄탄한 직원들이 많아요. 코란도C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1라인의 경우 가동률이 100%라고 봐야 합니다."
회생의 발판이될 코란도C는 국내 출시 이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한 수출길에 올랐다. 이미 시험생산 때부터 탄탄한 기술력을 지닌 근로자 덕에 조립기술은 숙성단계를 넘어 경지에 이르렀다.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는 조립공정 하나하나에는 이들의 꼼꼼한 손길도 더해지고 있었다.
쌍용차 평택공장 분위기는 직장폐쇄까지 이르렀던 몇 해 전과는 전혀 달랐다. 임직원 하나하나가 회사를 되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가득했다.
쌍용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 일찌감치 합의했다. 경영정상화의 발판이될 코란도C를 비롯해 최근 상품성을 크게 개선한 체어맨H까지 평택공장은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오늘도 밤잠을 줄이고 있다.
구조조정과 파업, 매각 등이 이어졌던 쌍용차의 지난 2년은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을 넘어선 쌍용차 평택공장은 다시금 옛 영광을 재현키위해 오늘도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쌍용차는 올해 1공장을 비롯해 체어맨H, W와 로디우스를 생산하는 2공장, 카이런, 액티언스포츠, 렉스턴을 내놓는 3공장을 통틀어 모두 12만대를 생산ㆍ판매하겠다는 목표치도 세웠다. 평택공장에서의 반나절은 이들의 목표가 결코 헛되지 않은 것임을 깨닫게했다.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이들의 목소리는 결코 후퇴를 의미하지 않는다. 아무리 쓰러져도 결코 무너지지 않겠다는 이들의 다짐이 결국 쌍용차를 되살렸음을 느낀다. 결국 이들은 다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