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남 법무장관, 김준수 검찰총장이 서명한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대해 검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29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검찰 측 협상팀을 이끌던 홍만표(52.사법연수원 17기)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이 이날 돌연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김호철(44.〃20기) 형사정책단장을 비롯한 부장검사 3명과 최득신(46.〃25기) 대구지검 공판부장이 수사권 조정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며 사의를 밝혔다.
대검은 전날 박용석 차장검사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기획관, 선임연구관, 과장 등 중간간부 28명이 주축이 된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일선 검찰청에서도 수석검사급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회의가 잇따랐다.
일선 검찰청의 한 검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수정된 절충안이 통과되면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평검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는 등 수사 현실을 고려해 충분한 양보를 한 만큼 수뇌부가 더 이상 후퇴하는 일은 미연에 방지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는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재경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진정되는 듯했던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서 검찰 내부 분위기가 수뇌부 책임론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제로 이날 인천지검, 의정부지검 등의 평검사들이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절충안을 강력히 비판하는 한편 수뇌부 책임론을 진지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검도 평검사회의를 준비하고 있으며 서울남부지검은 검사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갖고 국회의 일방통행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의견서를 작성해 대검에 전달하기로 했다.
전국의 다른 평검사들도 비공식적 모임을 갖고 절충안을 성토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