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②서판교
실제로 지난해 월든힐스 산운아펠바움 등 고급 빌라들이 줄줄이 공급된 데 이어 올해 판교푸르지오하임, 운중아펠바움 등 3곳의 고급타운하우스가 등장한다. 운중동 산운마을에는 분양가 80억원대의 단독주택도 개발되고 있다. 부촌의 상징이 강북의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에서 강남 청담동, 압구정 등을 거쳐 서판교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서판교는 차로 10~15분이면 서울 강남권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사생활 보호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심 속 아파트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 쾌적한 전원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에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운중천을 중심으로 북쪽엔 청계산과 금토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바라산 줄기가 뻗어 있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여름이라도 주변 산바람 덕분에 휴양지에 온 느낌이 들 정도라는 게 입주민들의 전언이다.
풍수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일례로 운중동 일대는 각각 청계산과 금토산이 자리잡고 있으며 앞으로는 운중천이 흘러 '배산임수'의 입지를 갖춰 '금계포란형'(금 닭이 알을 품고 후손의 영광을 위해 부화를 기다린다)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재계 오너들이 서판교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실제 운중ㆍ산운ㆍ대장동 일대에는 대기업 CEO들의 별장이나 자택이 즐비하다.
가장 대표적인 오너가 지난해 10월 서판교에 입성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경기 성남시 서판교 남서울CC 입구에 들어서서 1~2분 더 가면 유난히 크고 화려한 대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정 부회장의 자택이다.
아치형 출입문 사이 드러난 건물의 일부는 개선문 이미지를 딴 고전 양식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의 대저택 못지않다. 특히 오르막 지형에 지어진 집인 탓에 탁트인 조망과 풍성한 녹지에 쾌적함이 압권이다.
바람소리나 새소리 정도만 들릴 정도로 고요한 이곳을 지켜주는 것은 주변에 설치된 CCTV들. 저택 내부에서 경비원들이 주변 동정을 물샐틈 없이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만 1300여평에 이르고 집값이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ㆍ하산운동 인근에도 재계 회장들이 이웃사촌을 맺고 있다. 20여채의 고급 단독주택이 전원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 곳에는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이건영 대한제분 부회장, 이상훈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최고재무책임자), 홍평우 신라명과 회장 등 굴지 대기업 CEO들이 빼곡한 녹지 속에서 저택을 짓고 살고 있다.
집의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출입구는 하나다. 이 곳에 경비초소를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다. 실제 기자가 다가가자 경비원이 차량 출입 차단기를 내리며 진입을 통제했다.
이런 사정은 구평회 E1명예회장의 별장이 위치한 운중동 마찬가지다. 북쪽으로 청계산을 끼고 있는 입구 초입부터 차량 차단기가 설치 돼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차단기 안으로 진입하더라도 집사들 집터를 지나야 비로소 빨간 지붕의 구 명예회장 별장이 보인다는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
운중동에는 고급 주택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앞으로 서판교 신흥부촌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실제 운중동 한국학중앙연구소 부근에선 고급 빌라촌인 판교 운중 아펠바움 28가구의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제주도 포도호텔 등으로 유명한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룡)이 설계했다. LH도 판교 월든힐스 잔여가구 94가구에 대한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 분양가는 한 채당 8억~14억원 선이다. 이 단지에는 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입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당 분양가격이 7억~9억원대인 실속형 타운하우스도 들어서고 있다. 지난 4월 분양된 ‘운중동 푸르지오 하임’의 경우 아파트형은 7억원대, 테라스형은 8억~9억원 선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타운 하우스 외에 판교신도시 내 단독주택 용지를 매입한 뒤 단독주택 건축 전문업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집을 건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토지비를 포함해 10억원 가량이면 단독주택을 신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