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간 수익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중소형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소수의 대형자산운용사에 수익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 중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5개사의 비중은 66.48%로 지난해 69.28%보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통계에 포함된 자산운용사의 숫자가 69개사에서 80개로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 10개사가 전체 수익 중 차지하는 비중은 87.73%로 90%에 육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 신한BNP파리바, KB, 한국투자신탁 등 5개사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나란히 당기순이익 상위 1위~5위에 올랐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 수익을 낸 회사의 숫자는 전년 12개사에서 11개사로 줄어든 반면 적자를 낸 회사의 숫자는 21개에서 30개로 늘어났다. 적자를 기록한 회사 중 14곳은 설립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신생운용사들이다.
아이애셋은 99억원 적자로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했고 유진자산운용은 2009년 96억원에서 85억원으로 적자규모를 줄였지만 가장 많은 손실을 낸 자산운용사 2위 자리를 2년 연속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74억원 적자로 유진자산운용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말 설립된 키움자산운용도 1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 398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한 대신자산운용을 제외하고 2009년 적자를 기록했던 운용사들 대부분은 지난해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자산운용사간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펀드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고 유입되는 자금도 일부 펀드와 자산운용사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 펀드 연구원은 “펀드자금은 과거 수익률에 따라 후행적으로 유입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거나 잠시 수익률이 주춤하더라도 내세울만한 스타급 펀드가 없는 자산운용사에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생자산운용사나 중소형사의 경우에는 대부분 계열 판매사가 없어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는 대부분의 수익을 운용보수에서 얻는다. 펀드 운용규모가 늘어나지 않으면 수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