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인력 몸값은 천정부지…중소업체들 인력난 심각
새로운 스마트 시대가 도래했지만 IT 업계가 고질병인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앱 개발 경력자, 인터넷 웹프로그래머, 클라우드용 서비스 개발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 등 IT 인력들의 수급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통신사, 포털 등 대기업이 엄청난 몸값을 부르며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고급 인력 쏠림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중소기업은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 대기업은 중견·중소기업에서 중견·중소기업은 신생기업에서 경력직을 뽑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이 지난 7일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를 공개하며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의 주목을 받은 이후 많은 업체들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KT,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은 물론 NHN, 다음 등 포털과 삼성SDS, SK C&C 등 IT서비스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을 충원해오고 있다. KT의 클라우드추진본부 인력은 현재 1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1년 사이에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개발자 연봉이 20% 이상 올랐다.
중소업체들은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클라우드 인력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을 뿐더러 사람이 없어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푸념하고 있는 실정이다.
IT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며 이공계 기피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대학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기피 대상이 됐고 공대생들 중에서도 공무원 시험이나 사법고시를 준비하거나 의학전문대학원에 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컴퓨터 공학과에 다니는 한 학생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잦은 야근, 밤샘 근무 등 근무환경이 최악이어서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에 포기해버렸다”면서 “합격시켜놓고 계약직으로 돌린다는 말에 그만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에서도 선배나 교수님이 이미 한국 IT는 사양산업이라며 영어를 배우라고 권유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클라우드 컴퓨팅 : 각종 데이터, 소프트웨어(SW)를 서버컴퓨터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나 서비스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