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 무관심·네트워크 부족으로 고전
한국거래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우량기업의 국내상장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140개 우량기업을 선정해 집중공략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무관심과 네트워크 부족으로 진행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국내증시 상장 제안을 위해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근 자동차 관련주의 상승세가 수 년간 이어지고 있는 점과 한국증시 상장시 아시아지역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장점 등을 내세우며 적극 홍보했지만, GM측이 상장 후 관리비용 등의 이유를 들면서 거절하고 2차 모임 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측이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지는 하고 있지만 상하이 GM이 위치한 중국시장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당시 모임에 참석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GM 외에도 거래소는 자체 선정한 140개 기업에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공개(IPO) 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크다는 장점 등이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전달했지만 답장을 보내온 곳은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실무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래소의 해외기업 국내증시 유치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절대적인 인력부족과 인적 네트워크 한계로 꼽힌다.
5명 정도밖에 안되는 거래소 해외상장팀 인력으로 140개 기업을 효과적으로 접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논리이다.
더욱이 해외 네트워크가 없는 점도 국내상장 유치에 걸림돌로 꼽힌다. GM과의 미팅도 국내 대형증권사의 IPO 담당자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뤄진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화 되려면 해외우량기업의 상장유치는 필수조건”이라며 “코트라 등 해외네트워크가 잘 다져진 기관과의 공조를 이루는 방법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