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출신 비율 전년비 5%P 증가...금융권 출신은 7%P 감소
미국 명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에서 제조업계나 정보기술(IT) 업계 출신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HBS의 2013년 입학 예정자 919명 가운데 사모펀드나 은행,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금융권 출신자 비율은 25%로, 지난해의 32%에서 7%포인트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면 제조업계 출신자 비율은 지난해 9%에서 올해는 14%로 상승했다. 제조업계 출신자 비율이 10%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IT 업계 출신자 비율도 전년보다 3%포인트 늘어 9%로 상승했다.
HBS 입학관리처는 비금융업권 출신자들의 입학이 크게 증가한데다 경기 침체 영향이 완화함에 따라 금융권 출신자의 입학 신청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HBS는 앞으로 재학생 비율을 출신 직종별로 다양화한다는 방침이지만 특별히 출신 직종별 할당을 두진 않았다면서 “선발 시에는 학생이 석사과정 전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근거로 입학자를 선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MBA 입학 컨설턴트들은 "예년 같았으면 HBS 입학이 가능했던 금융권 출신자가 입학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학 컨설팅업체인 hbs구루닷컴의 창업자이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지낸 샌포드 크라이스버그 씨는 “제조나 IT가 아닌 금융이나 컨설팅 업계 출신이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당한 사례가 몇 번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HBS의 디어드레 레오폴드 입학 학자금 지원 담당자는 “그런 경우는 직업 및 경력이 다른 지원자와 비슷한 경우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면서 “학교 입장에서는 자동차 등 제조업계 출신의 보다 유능한 인재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해명했다.
HBS의 입학 요건이 달라지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입학 컨설팅 회사 mba미션의 창업자인 제레미 샤인월드 씨는 "앞으로는 HBS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춰 입학 신청서 내용을 작성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자동차 업계와 관련된 사모펀드 업무를 한번 다루기만해도 자동차 업계 경험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신이 지망하는 학교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려는 지원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