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진두지휘.. 연구개발 체제 혁신, 해외 자원개발도 활발
SK는 1992년 정보통신 사업에도 진출하며 재계 선두 위치에 올랐지만 정유와 정보통신이라는 양대 축만으로는 미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기름값과 통신요금 인하 등 SK의 양대 주력사업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지난 2003년 소버린 사태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각오도 엿보인다.
10일 SK에 따르면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이룩한 수직계열화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음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심에 서서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연구개발(R&D)체제를 혁신적으로 바꾸고 글로벌 자원경영에 매진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 9일 양일 간 대전시 유성구 원촌동 소재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옛 대덕 기술원)를 방문해 SK의 미래 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최근 브라질, 호주, 인도네시아 등 자원개발 현장과 중국 동북지역 등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선 최 회장이 이번엔 SK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를 방문해 미래 그린 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것.
최 회장은 대덕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1호라인을 둘러보고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달 충남 서산에 배터리 서산 공장 착공식을 갖고 배터리 양산능력 확대에 나서는 등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은 배터리 생산라인을 가장 먼저 찾아 연구 성과를 확인했다.
이 곳에서 최 회장은 배터리 연구 인력들의 명함을 모아 만든 판넬에 “모든 자동차가 SK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배터리 사업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는 글을 남겨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최 회장은 올해 1월 완공한 그린콜(청정석탄에너지)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 연구용 실험시설)를 찾아 이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CO2)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 지, 현재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왔는 지 등 질문을 던지며 기술 개발을 독려했다.
SK그룹은 에너지와 정보통신 외에 제3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R&D 초기부터 기술 파트를 참여시키도록 하는 ‘R&BD+E((Research&Business Development+Engineering)’ 체계도 최근 도입했다.
사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개발인 R&BD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속한 사업화를 위해 매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초기부터 엔지니어링(공학기술) 파트의 적극적인 참여와 충분한 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다.
SK는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SK차이나를 설립하고 중국 공략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는 ‘SK라틴아메리카’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로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중국과 중동, 중남미 등 해외 사업들이 상호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중남미 지역 콘트롤타워 조직인 SK라틴아메리카 설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을 100년 지속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최태원 회장의 노력이 제2, 제3의 수직계열화를 이뤄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