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논란에 지지율 하락 6월 임시국회, ‘위기’인가 ‘기회’인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4.27 분당 보선 승리로 10%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하락과 정체로 접어들었고, 야심차게 꺼내든 ‘민생진보’는 색깔의 불명확함으로 당내 정체성 논쟁의 빌미가 되고 있다. 내년 총·대선 필승카드인 야권통합은 좀처럼 진척될 기미가 없고, 민생 챙기기는 한나라당 황우여호의 기세에 밀려 언론 주목에서 멀어졌다.
때문에 그는 6월 임시국회를 자신 입지를 뿌리내리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17일 재개했던 민생투어 ‘희망대장정’을 임시국회 이후로 미루며 원내전략에 부심하는 이유다. 이달 16일 발족하려던 전국조직 ‘통합연대’(가칭) 창립대회로 내달로 미뤘다. 7일엔 예정됐던 당직자 조회까지 취소하며 이례적으로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했다.
한 핵심측근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6월 국회를 진두지휘하며 민생진보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라며 “지지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그가 지지도에 크나큰 신경을 쓴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퍼져 있다.
문제는 주어진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사태는 정치권 전체의 불신감만 높여 야권 지지층을 무관심층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한·EU 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줬던 오락가락했던 정체성은 본게임인 한미 FTA를 맞아 그에 대한 의문 제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정동영, 정세균 등 당내 잠재적 경쟁자들은 보폭을 넓히며 그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고, 당 밖에선 문재인, 김두관 등 제3후보를 통한 대안론마저 꿈틀대고 있다.
이에 대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같은 날 기자에게 “그간 자신 칼집에 진보검이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막상 칼을 뺐더니 중도검이었다”며 “진보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빼내든 중도 색채는 진보성향 지지층의 관망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도로의 전환이 정체성 혼란 및 지지도 하락을 불러오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