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세종시 파문 직후 박근혜 사찰”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2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원이 지난 2009년 4월부터 팀을 꾸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사찰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권 집권 초기 청와대 비서실을 중심으로 형님(이상득 의원) 출마 반대자에 대한 사찰이 있었고, 이때만 해도 박 전 대표는 여러 사찰 대상자 중 한 명이었다”며 “그러나 세종시 문제로 파란을 겪은 후 박 전 대표만을 사찰하기 위한 팀이 국정원 안에 꾸려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팀장 지휘 아래 20명이 (2009년) 4월부터 7월까지 박 전 대표를 집중 사찰했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집사역할을 했던 구청장 출신의 인사를 찾아가서 박 전 대표의 신상문제와 주변인물, 친인척 등에 대해 조사하고 육영재단, 정수장학회, 부산MBC 등 (박 전 대표의) 재산문제도 소상히 파악했다”고 구체적 사실을 직시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사찰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의원은 지난해 말 국정원 출신으로 청와대에 파견됐던 이창화 행정관이 2008년 박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후로는 ‘형님’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목했었다.
이 의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해서도 “지원관실 간부가 사찰 관련 서류를 감춘 것을 알고 있다. 수도권의 한 주택에 6개 박스 분량의 관련 자료가 숨겨져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국정조사를 하게 되면 직접 나설 것이고, 검찰이 재수사를 한다면 알려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이날 질문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삼화저축은행 인수 과정에 정권 실세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삼화저축은행 뒷면에는 권력실세가 있다”면서 “올 1월 삼화저축은행 위기 당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청담동의 한식당에서 회동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인물별 좌석 배치도까지 들고 와 “당시 음식점에서 만난 사람은 이들 3인과 사업과 이모씨,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2명 등 총 6명”이라면서 “이후 삼화저축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에 인수돼 살아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웅렬 회장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삼화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했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영포목우회 회장이었던 박명재 전 행자부 장관이 2010년 봄 부산저축은행이 금감원과 감사원 조사를 받을 때 부산저축은행 측의 부탁을 받고 영포라인 인맥을 통해 사태를 무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