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증시 일제히 약세...고강도 긴축에 경제 위축 우려
이머징마켓발 글로벌 증시의 조정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증시는 조정장세에 진입한 기색이 역력하다.
러시아와 브라질증시의 주요 지수는 최근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중국증시는 지난 27일까지 7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인도증시 역시 약세를 이어가며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는 주요 신흥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고강도 긴축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러시아증시의 RTS지수는 지난 27일 1858.39로 거래를 마쳤다. RTS지수는 앞서 23일 1765.04로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물가 상승률이 9%를 넘어서면서 중앙은행이 올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 영향이다. 러시아증시에서는 지난달 78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공행진을 펼쳐온 중국증시에도 하락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말 2700선 붕괴 위험에 처하며 1월 기록한 연중 최저치인 2677.432에 근접했다.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당국의 금리인상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공포에 증시에서 자금이 급하게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23일 10개월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유가 하락으로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브라스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다 긴축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경계심이 작용했다.
인도증시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센섹스지수는 지난 25일 1만7847.24로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도 중앙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이자 지난해 3월 이후 아홉 번째 금리인상이다.
인도 정부가 성장을 희생하면서까지 긴축에 나섰지만 물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어 긴축 조치는 내년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의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미국과 독일 프랑스증시에도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 다우지수는 단기적으로는 등락을 거듭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1년 동안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FTSE10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 독일 DAX지수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고조되는데다 신흥국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경우 선진국 증시 역시 불안할 수 밖에 없다고 신문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