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올린다는 데…정부 압박에 제값받기 속앓이
“전기 요금은 오른다는데…”
정부 압박으로 인해 몇 달째 가격을 동결해 온 LPG업계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제값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나타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달 말일에 있는 LPG가격 결정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LPG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이번달에는 과연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E1과 SK가스 등 LPG수입·판매업체들은 올해 1월부터 가격을 동결해오고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기업에게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압박을 가했기 때문.
특히 5월에는 가격 미반영분이 과도하게 누적되고 국제 LPG 가격의 지속적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한 가격 인상을 결정했지 불과 4시간 만에 가격을 동결한다고 정정 발표했다. 정부의 압박 때문이다. 지금까지 LPG수입사의 기회비용 손실은 10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것으로 추산된다.
LPG업계가 더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부분은 정부가 도시가스 요금, 전기요금 등 국가 재정과 관련된 공공요금은 인상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지식경제부는 LNG 도입단가 인상분 등을 반영해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4.8% 인상하기로 했다. 전기요금도 오른다, 지식경제부는 평균 7.6%의 요금 인상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시했다. 결국 정부 스스로는 손해보지 않으려 하면서 사기업의 가격 결정에 까지 개입, 팔비틀기에만 전념하는 형국이다.
또 정부가 최근 올 연말까지 LPG 무관세 방침을 정했지만 업계에는 큰 도움이 못된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업계는 이를 통해 가격 인상에 성공하더라도 더 큰 소비자 비난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LPG업계 사정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관세를 없앴는데 왜 가격을 올리냐’는 비난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LPG업계 한 관계자는 “LPG 관세 인하는 정부의 생색내기로 산업계에 대한 정부의 요구가 더욱 심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5월 LPG 수입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국내 LPG 수입사에 5월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의 수출가격을 전달보다 각각 t당 70달러, 105달러 오른 945달러, 995달러로 통보했다.
프로판가스 수입가는 사상 최고가격이었던 지난 1월 935달러보다 10달러 많은 것이다. 부탄가스의 경우 2008년 7월의 최고가(950달러)보다 40달러나 많아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