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소프트패치’ 진입하나

입력 2011-05-20 09:55수정 2011-05-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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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일제 부진...월가 “여름까지 소프트패치 국면” 진단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미국 경제가 ‘소프트 패치’상태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같은 일시적 요인에다 고유가, 주택시장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의 2분기 성장률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1% 증가할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고 0.3% 하락했다.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40만9000명으로 4월 마지막주보다 6만8000명 줄었다. 그러나 4주 평균치는 43만9000명으로 6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제조업과 부동산 부문 경기도 부진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경기지수는 5월에 3.9로 대폭 악화했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7개월만의 최저치이자 전달의 18.5에서 무려 14.6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앞서 발표된 5월 뉴욕 연방은행 지수도 11.9로 전달의 21.7에서 큰 폭으로 악화했다.

전일 발표된 4월 산업생산은 3월과 같은 0.7%였다. 산업생산은 자동차를 제외하면 0.2% 늘었지만 자동차 생산은 무려 8.9%나 줄었다.

주택시장은 더블딥(침체에서 회복했던 경기가 다시 침체하는 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기존주택매매는 505만건으로 예상치인 520만건에 못 미쳤다. 3월은 510만건에서 509만건으로 하향 수정됐다.

주택시장은 작년 4분기부터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올 들어 다시 정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과 압류주택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파르테논그룹의 리처드 데카이저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은 여전히 바닥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경기 회복세가 주택시장까지 미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가 소프트 패치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내려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고조되고 있다. 미 국채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기록적인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0.52%를 나타냈다. 지난 17일에는 0.51%로 3월 15일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17%로 전일 대비 보합세였다.

뉴욕증시에서도 소프트 패치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하면서 본격적인 매수세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알리 왈드 주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미국 경제가 여름까지 소프트 패치 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는 미국 경제가 뚜렷한 소프트 패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당초 3.0~3.5%로 예상했던 2분기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투자은행들 대부분은 당초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3%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2.6~2.7%로 하향했다.

☞ 소프트 패치(soft patch)

소프트 패치는 경기가 상승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침체하는 상황을 말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2002년 상ㆍ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미국 경제가 다소 불안하고 취약하지만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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