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긴축·외환보유고 다각화 등이 금 수요 이끌어...금값, 온스당 1600달러 임박
중국이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매수국으로 도약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 1분기 93.5t의 금을 매입해 85.6t의 인도를 추월하고 세계 최대 금 매수국으로 떠올랐다고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금협회(WGC)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전세계 금 수요의 4분의1을 차지하게 됐다.
중국의 1분기 금 매입은 전월 대비 55% 증가했고 전년보다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세계금협회의 알버트 청 극동 담당 전무이사는 “지난해 3월에 우리는 중국 금 수요가 오는 2020년에 두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시간이 더욱 단축됐다”면서 “중국 경제의 고성장과 금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선호도가 결합해 장기적인 금 수요를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3%로 올해 물가목표 4.0%를 큰 폭으로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투자자들이 부동산과 주식에서 금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금 수요 증가의 배경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은행 지급준비율을 다섯 차례 각각 인상했고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부동산 보유세 도입과 계약금 비율 상향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3조달러(약 3260조원)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 등으로 인한 달러 약세에 외환자산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금 수요 급등의 배경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폭발적인 금 수요는 글로벌 금값의 상승세를 이끌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GFMS의 필립 클랩위크 회장은 “중국과 인도의 견실한 수요가 금값을 지탱하고 있다”면서 “금값이 조만간 온스당 16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등 일부 투자세력이 최근 금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중국이 금 매수세를 지속하면서 금값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소로스는 지난 1분기 약 8000만달러 규모의 금을 매각했고 헤지펀드 이톤 파크 캐피털매니지먼트도 SPDR골드트러스트 보유 지분을 절반 가량 축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금 6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0.2% 하락한 온스당 1492.40달러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