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일본서 짐싸나…"엔고 더 이상 감당 못해"

입력 2011-05-12 14:27수정 2011-05-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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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CFO, 엔고 부담 토로

“더 이상 못 참겠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엔화 강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일본에서 짐 쌀 채비를 하고 있다.

오자와 사토시 도요타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11일(현지시간) 회사 실적발표회장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언제까지 일본에서 생산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며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고 토로했다.

최근 달러당 80엔대에서 움직이는 엔화는 달러뿐 아니라 유로화와 원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엔은 3월 17일에 사상 최고치인 76.25엔을 기록한 이후 여전히 80엔대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오전에도 엔은 달러당 81.09엔에 거래됐다.

이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 한국 현대자동차 등 도요타의 라이벌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다.

오자와 CFO는 “엔화 강세는 이미 한 기업의 노력을 무색케 한다”며 도요다 아키오 사장에게 “이같은 상황을 보고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구체적으로 “채산성 개선 차원에서 일본 국내외 생산 비율을 재검토해 줄 여지는 없는지에 대해 (도요다 사장에게) 말하고 싶다”며 해외 생산 이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요타는 작년 말 2011년 세계 생산을 770만대로 예상, 이 가운데 일본 생산은 310만대로 전체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최근까지도 일본에서 300만대 생산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천명해온만큼 도요타가 해외 생산 비중을 실제로 늘릴지는 미지수다.

후코쿠생명의 사쿠라이 유키 사장은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의 엔고 대책에 대해 ”어제 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며 “일본 메이커 중 어느 회사도 70엔대는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지진을 계기로 현재의 생산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엔고로) 일본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도요타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생산 거점의 재검토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도요타는 2010 회계연도 4분기(2011년 1~3월)에 엔화 강세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도요타는 11일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조6420억엔,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461억엔, 순이익은 254억엔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77%나 줄었다고 발표해 충격을 던졌다.

같은 기간 신차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179만1000대로, 아시아 유럽 지역에서는 확대했지만 최대 시장인 일본과 북미에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고 여파도 만만치 않았다.

올 1~3월 환율 수준은 달러당 82엔, 유로당 113엔으로, 엔은 전년 동기에 비해 달러에 비해선 9엔, 유로에 대해선 12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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