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입으로만 확대 외쳐…고정금리 대출 여전히 찬밥

입력 2011-05-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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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문제 해결 위해 고정금리 대출 확대해야” 말만, 주택담보대출 늘리면서 고정금리 취급 실적 줄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고정금리 상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은 앞다퉈 늘리면서 고정금리 상품 취급 실적은 되레 줄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을 크게 줄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4월 2320억원을 공급했지만 올해(1~4월)는 289억원으로 87.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1233억원에서 727억원으로 줄었다. 우리은행도 73.4%(2198억원→585억원)나 축소했다.

현재 은행권에서 ‘u-보금자리론’을 단독으로 취급하는 기업은행의 공급 실적은 크게 늘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6월 삼성생명과 함께 공사와 판매계약을 맺었다. 당시 다른 은행들은 취급 수수료(0.4%)가 낮다는 이유로 상품 판매를 거부했다.

반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크게 뛰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제외한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올 1분기 4조7000억원이다. 전년 동기(3조원)에 비해 36.2% 증가했다. 이 중 90% 이상이 변동금리 상품이다.

시중은행장들이 지난 4월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메아리만 울린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고정금리 외면에 대해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위주의 자체 상품을 팔아야 자산 확대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 은행들은 자체 상품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같은 부서에서 취급하고 있다. 당연히 변동금리 위주의 판매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 반면 하나은행은 정책금융부에서 보금자리론, 주택기금, 새희망홀씨 등 서민 위탁 상품을 따로 취급한다. 기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이 공급실적이 제일 높은 이유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심사·채권 관리는 공사에서 하고 대출은 은행에서 하는 u-보금자리론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은행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6월부터 u-보금자리론을 취급하면 공급실적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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