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79.57엔...개입 여부 초점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또다시 초강세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설이 피어 오르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5일(현지시간) 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2개월전 주요 7개국(G7)의 공조 개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한때 79.57엔까지 치솟은 뒤 80.16엔으로 하락했다.
엔은 유로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유로ㆍ엔 환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조기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후퇴하면서 한때 유로당 116.15엔으로 3월 29일 이래 최저까지 하락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상, 일본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하고 있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주의깊게 시장을 주시할 것”이라면서 엔화 매도를 통한 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정적인 견해는 답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발발에 따른 엔화 강세가 일본 경제를 한층 수렁에 빠뜨릴 것을 우려해 G7이 공조 개입한 3월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다 재무상은 “(환율) 시장 상황은 3월부터 변했다”면서 “최근 엔화 강세는 세계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과 일본의 황금연휴로 달러 매수세가 약해진 것이 배경에 있다”며 지난 번처럼 G7의 공조 개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 당국이 엔화 강세에 팔짱만 끼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엔화 강세는 대지진 피해와 그로 인한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의 혼란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제조업계에 가격 경쟁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의 움직임이 3월 시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면서 이번 엔고는 주로 달러 약세 때문이지 엔의 힘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외환거래 책임자는 “(3월) 개입 전날의 내재변동성(IV)은 17%인데 비해 오늘은 11.7%”라며 “그다지 극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IV는 향후 3개월간 예상되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옵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의미한다.
챈들러 씨는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IV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 당국이 개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엔고를 저지하기 위한 공조 개입 가능성에 대해 “만일 지속적으로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참여할 것”이라면서 다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3월 공조 개입에 대해서는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해 향후 공조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