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빈 라덴 사망 환영

입력 2011-05-0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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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오바마에 축하전화...남아공은 신중

세계 각국 정상들이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빈 라덴을 제거한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알카에다에 맞서 싸우기로 합의했다고 엘리제궁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엘리제궁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지난 10년간 끈기를 갖고 빈 라덴을 추적한 모든 사람에게 축하를 보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9·11 테러 희생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엘리제궁은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빈 라덴 사살 작전 성공을 축하했다고 현지 일간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보도했다.

하레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미국 국민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면서 "미국의 작전 성공은 정의와 자유는 물론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민주국가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치하했다.

시몬 페레스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은 무시무시한 살인자로 사형에 처해질 운명이었다"면서 "그의 사살은 미국 안보 조직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과 자유 세계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동부 아프리카의 케냐와 탄자니아는 빈 라덴의 사망을 환영하면서도 보안 당국이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를 내비쳤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중심도시 다르에스살람에서는 지난 1998년 미국 대사관에 대한 동시 폭탄테러가 발생해 224명이 사망했는데 배후세력은 알카에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은 "알카에다에 희생된 케냐인들에게 정의가 구현됐다"면서 빈 라덴의 죽음을 환영했다고 BBC가 전했다.

케냐 보안당국은 다만 보복 공격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인접 국가 소말리아의 상당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대변인이 "미국과 이스라엘, 유럽 및 소말리아 기독교인들에게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말리아 과도정부 셰이크 샤리프 아흐메드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이 알샤바브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환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도 "빈 라덴의 죽음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위안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간다 정부도 빈 라덴의 죽음을 '역사적 순간'으로 평가하며 환영했다.

우간다에서는 지난해 7월 수도 캄팔라에서 2건의 폭탄테러로 76명이 숨졌는데 알샤바브가 테러의 배후라고 스스로 밝혔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빈 라덴 사살 소식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남아공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빈 라덴이 사망했다는 뉴스에 주목한다"면서도 서구 사회와 달리 그의 죽음을 환영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성명은 이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 발전을 바라는 우리의 결의는 여전하다"면서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가 테러의 악령을 제거하는 데 협조하기를 촉구한다"고 테러에 반대하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국영 TV인 SABC는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빈 라덴의 사살 보도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SA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빈 라덴이 숨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빈 라덴 사망을 둘러싸고 좀 더 내용이 파악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SABC는 주마 대통령이 리비아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을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토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가족의 관저를 폭격하는 것은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아프리카연합(AU)이 리비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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