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 큰 전환기...재선 앞둔 오바마에도 호재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54)이 사망함에 따라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10년 만에 큰 전환기를 맞았다.
빈 라덴은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반미·반서방 테러를 주도해 왔고 미국을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 등 2개의 전쟁으로 사실상 몰아넣었다.
특히 빈 라덴 사살 소식은 오는 7월 미군의 아프간 철군 개시로 다시 알카에다가 아프간 내에서 활개를 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전망이다.
빈 라덴이 알카에다의 정신적 지주로 미국의 대테러전에 맞서는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지도자를 잃은 알카에다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을 지적한다.
게다가 알카에다의 활동 근거지인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튀니지와 이집트를 시작으로 리비아 예멘 시리아 리비아 등지의 민주화 시위 사태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간은 물론 중동·북아프리카의 정정 불안으로 최근 두통거리가 쌓여가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빈 라덴의 죽음이 반갑기만 하다.
그동안 미 당국은 빈 라덴이 2001년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모습을 감춘 뒤 그를 찾으려고 애를 썼지만 헛수고로 끝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중동·북아프리카 내에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는 테러단체도 활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빈 라덴의 죽음으로 알카에다 주도의 테러가 어느 정도의 추동력을 잃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알카에다 내에서 2인자 역할을 해 온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알카에다를 계속 지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도자 사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테러공격이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더욱 많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밤 백악관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을 전하면서 "알카에다가 계속 우리를 향해 공격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점도 이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전세계 미국인들에게 반미 폭력사태가 증가할 수 있다는 여행경보를 발령했고 해외공관에도 경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빈 라덴 사살 소식은 내년 대통령선거 재선 도전을 선언한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특히 최근 유가 급등과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는 상황에서 빈 라덴의 죽음이 오바마 대통령의 큰 성과라는 점에서 그의 지지율이 다시 올라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