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장기근속 임원들 나가라?"

입력 2011-04-28 11:21수정 2011-04-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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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욱 사장 등 임원 48명 일괄 사표 제출…업계 "기업쇄신 시작된 것" 분석

매일유업 48명 임원 전원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모든 시선이 김정완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겉으로는 지난 달 매일유업 프리미엄 분유에서 식중독균이 나오는 등 전반적인 관리 부실에 대해 임원진이 책임을 지는 모양새지만 실상은 김정완 회장 주도의 기업쇄신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김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최동욱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등 신진세력과 20~30년 이상 근무한 기존 임원간 세력 다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매일유업 신구세력간 세력다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너 2세인 김정완 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기업 쇄신을 위해 외부 인사 영입을 주도하면서 부터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왔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은 2010년 3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매일유업은 김 회장 승진 두달전 최동욱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최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카네기 멜론대 MBA를 졸업한 후 1990년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이후 두산, LG텔레콤 등 주요기업에서 경영전략, 마케팅, 고객서비스 부문 임원을 두루 거쳤고 2009년 9월 매일유업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입사 3개월 여만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것을 두고 회사나 식품업계 안팎에서는 매일유업이 기업체질 혁신을 위해 컨설턴트 출신을 키웠다는 얘기가 돌았다.

김 회장은 이 과정에서 최 사장을 전적으로 신임해 외부 인사 영입 등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는 게 정설이다.

식품업계 한 고위 임원은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사장으로 앉히고 마자 인사에서 임원을 많이 늘리고 식품업계 고유의 조직문화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며“이 과정에서 사내에서 돌발적인 일들이 벌어지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김 회장의 구상은 사내에서 많은 갈등을 야기했고, 조직이 방대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매일유업은 연매출 7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지만 김 회장이 경영에 나서면서 외부에서 임원을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50대 초반의 임원들을 밀어내고 외국계 은행 등에서 일한 40대 초반 마케터 등이 임원으로 영입되면서 임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1조원대 식품회사의 임원수는 평균 10명 안팎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임원의 일괄사표 제출에도 불구하고 최 사장과 신진 임원은 유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 장기근속한 일부 임원은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구 임원간 갈등은 이번 사표제출을 계기로 마무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최 사장과 신규임원만 남고 구임원 6~8명 정도가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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