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③ 입김 살아나는 글로벌 신평사, 자만심 버려라

입력 2011-04-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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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vs. 경제대국, 전쟁 시작됐다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국제 신용평가사가 대반격에 나섰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하면서 포문을 연 셈이다. 100년 넘게 국제 금융시장을 호령한 신평사들이 위상 찾기에 나서면서 금융시장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다. 4회에 걸쳐 글로벌 신평사의 현황을 짚어보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글로벌 신평사의 대반격

② ‘트리플 A’의 딜레마

③ 입김 살아나는 글로벌 신평사, 자만심 버려라

④ 中, 글로벌 신평사도 접수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금융시장에 대한 입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재정위기에 휘청이는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한데다 최근 미국의 등급 전망을 끌어내리면 경제대국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에는 일본의 등급 전망을 강등, 당시 세계 최대 채권국이던 일본의 자부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평사가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에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게 됐다.

무디스의 역사는 지난 1909년 출판업자인 존 무디가 존무디앤컴퍼니(John Moody&Company)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무디는 철도 투자를 위한 평가보고서를 발간했고 미국 철도기업의 성장과 맞물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는 철도회사에 대한 신용도 분석에서 ‘Aaa’에서 ‘C’에 이르는 등급제를 도입했고 1930년대 대공황 때 자사 신용등급의 신뢰성을 입증하면서 S&P와 함께 미국 신용평가시장을 지배하게 됐다.

S&P는 헨리 바넘 푸어가 1868년에 아들인 헨리 윌리엄 푸어와 함께 미국 철도 매뉴얼을 출판하면서 출발했다.

1941년에 통계업체였던 스탠더드 스테틱스가 푸어스 출판사를 인수하면서 오늘날의 S&P가 됐고 1966년 대형 출판업체인 맥그로힐에 인수됐다.

피치는 1913년 존 놀스가 뉴욕에서 설립한 피치퍼블리싱컴퍼니가 전신이다.

피치는 1975년 무디스, S&P와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국가공인통계평가기관(NRSRO)으로 선정됐다.

3대 신평사가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NRSRO 시스템이 주효했다.

SEC는 1차 오일쇼크로 촉발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NRSRO로 3대 신평사를 지정, 증권을 발행하고자 하는 업체들은 반드시 이들의 신용평가를 받도록 했다.

S&P 무디스 피치 등 3개사가 사실상 글로벌 신용평가시장을 독점하면서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 신평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유독 혹독한 기준을 들이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환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7년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무려 10단계나 낮췄고 무디스와 피치도 각각 6단계, 12단계씩 깎아내렸다.

신평사의 기원 자체가 서방 일변도여서 아시아권에 대한 분석 비중이 낮고 평가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평사들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신용등급 산정시 자신들의 주관적인 견해를 배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 일본은 신평사의 아시아 홀대를 개선하기 위해 R&I 등 자체 신용평가기관을 마련했지만 뚜렷한 영향력은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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