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급등에 음모론 부각

입력 2011-04-22 10:56수정 2011-04-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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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가격, 1년새 154% 급등...금(32%), 밀(65%), 석유(45%)보다 가파른 상승세

▲은 가격 추이 (기준: 온스당 달러 21일 종가 45.37달러)

투기세력이 은값을 부풀리고 있다는 루머가 글로벌 상품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1980년대 헌트형제와 1990년대 워런 버핏에 이어 2011년 새로운 투기세력이 은값을 조작하고 있다는 논란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 가격은 지난 1년새 154% 급등했다. 금(32%) 밀(65%) 원유(45%) 등 상품의 가격상승세에 비해 훨씬 가파르다.

은값의 고공행진은 온스 당 금 가격을 은 가격으로 나눈 비율을 살펴보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난다.

21일 기준 금은 온스 당 45.37달러인 은보다 33.5배 비싸다. 지난 10년간 평균 60~70배의 절반 수준이다.

금은 비율이 지금처럼 떨어졌던 시기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은을 대량 매입했던 지난 1998년이다.

은값은 당시 몇개월 사이 90% 급등하면서 10년래 최고치인 온스당 7.9달러로 치솟았다.

1980년대 윌리엄 헌트와 넬슨 헌트 형제가 2억온스 은을 대거 매입하면서 금은 비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은에 대한 투기 소문은 비일비재하다.

FT는 그러나 올해 은 투기 음모론이 업계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 심각하게 회자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 고위 은행관계자는 "은 시장은 10년마다 투기꾼을 끌어 모으는 경향이 있다"며 "누군가 매우 거대한 매입 프로그램으로 매수세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은값 폭등을 설명할 만한 합리적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GFMS에 따르면 지난해 은 시장은 1억7800만온스 과잉 공급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은값 급등에도 은에 대한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롱포지션(매도세) 계약을 8.4% 줄였다.

이로 인해 몇 가지 추측이 떠돌고 있는데 런던과 취리히 시장에서 떠도는 루머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한 러시아 억만장자가 은을 비밀리에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억만장자는 중동, 동아시아 인물이라는 소문도 있다.

다음으로 중국 인민은행이나 다른 중앙은행이 비밀리에 은을 매입하고 있다는 루머다.

중국 트레이더들이 은을 구리처럼 은행 대출담보로 삼기 위해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값 상승은 산업 수요와 미국, 인도, 중국의 소매 수요의 급격한 성장 때문이라는 주장한다.

은 시장은 일반적으로 가격탄력성이 낮기 때문에 일부 투기세력에 의한 수요만으로 은 가격이 현재처럼 급등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FT는 그러나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곧 급격하고 고통스러운 조정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터 형제가 은을 투매했던 1980년대 은값은 4개월 만에 80% 급락했다.

1998년 은을 다량 매수했던 버핏도 은값이 40% 폭락하며 버크셔의 이듬해 실적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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