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물량 1~2개월 불과 , 비상경영체제 돌입
일본 대지진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계는 평균 부품 재고분이 1~2개월 정도여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부품과 원자재 조달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지진과 쓰나미 후유증이 원전 폭발과 도쿄증시 폭락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면서 기업들의 긴장감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정유, 철강, 부품업체 등 피해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대일본 수출입 대책 등을 재검토하고 있다.
특히 현지 부품조달 차질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부품조달 대체 등의 비상시나리오 세우고 있다. 올 들어 유가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들이 급변하고 있고 리비아 바레인 사태 등 중동의 정정불안까지 겹친 가운데 최근 일본의 대지진까지 가세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번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대기업은 거의 없다. 업종별로 핵심 부품을 1~2개월 정도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는 일본의 피해 복구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국내에도 ‘불똥’이 튈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와 LCD업체들은 일본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재료에 대해선 통상 1개월에서 길어야 2개월 재고물량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다른 대기업들도 일본산 부품 · 소재 · 장비 등이 2개월 이상 공급이 안 될 경우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부품을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는 기업들은 부품조달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긴급 대책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의 어떤 기업들이 피해를 봤고, 언제 복구될 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일본 산업계의 복구가 늦어질 경우 국내 기업 상당 수가 생산 차질 등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지진의 돌발 악재와 함께 최근 금리 상승, 환율 하락에 고유가까지 ‘3중고’가 겹치면서 기업들은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위기 대응 단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