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 금융위 종합대책에 '촉각'
저축은행권이 다음주 발표될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종합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동일인 여신한도를 현행 자기자본의 20%에서 100억원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내주 초 △우량저축은행 동일인 여신한도 100억원으로 축소 △저축은행간 M&A 제한 △경영공시 주기 단축 △대주주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축은행권은 동일인 여신한도 축소 소식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신규 여신뿐만 아니라 기존 여신에도 이 규정이 적용될 경우 100억원이 넘는 거액 여신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도 8·8클럽에서 탈락하게 되면 80억원이 넘는 여신을 1년 내에 무조건 해소해야 된다는 조항 때문에 저축은행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8·8비율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대출이 나갈 때 약정한 기간이 있는데 채권자의 사정을 앞세워서 중간에 이를 회수한다면 채무자와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거액 여신이 나간 대출기업이 우량하다고 판단되면 만기 연장을 통해 꾸준히 이자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라며 “만기 연장을 못하고 이를 회수하는 것 자체가 수익성에 타격인데다 기업 경기 부진한 상황에서 여신 운용처를 더 발굴해야 된다는 것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될 종합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정책적 일관성을 훼손하는 데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반응이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저축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지점 설치 혜택을 주는 등 저축은행간 M&A를 장려하다가 갑자기 이를 금지시키는 안을 추진하는 등 장기적 관점이 없이 졸속으로 대책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라며 “저축은행의 부실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방치한 금융당국이 자기 반성을 먼저 하고 관리 감독 방향부터 잡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대형화와 거액 여신 운용 등 문제의 시발점을 해결해 급한 불은 어느 정도 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문제는 추가적인 부실이 더 발생하느냐인데 이는 부동산 시장이 언제 살아나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