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리비아 현장에 근무하던 방글라데시 근로자 3명이 리비아 탈출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숨졌다.
이들은 방글라데시행을 포기하고 유럽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다가 변을 당했다.
7일 대우건설 등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철수해 그리스 크레타섬에 도착한 대우건설 소속 방글라데시 출신 근로자 중 49명이 6일 유럽 불법 체류 목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3명이 바다에 빠져 숨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탈출자 중 15명은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31명은 그리스 항만 경비대에 적발돼 붙잡혔다.
붙잡힌 사람 중 18명은 가벼운 부상과 저체온증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나머지 13명은 다시 배로 호송됐다.
이들은 대우건설이 리비아 근로자 철수를 위해 마련한 페리선 3척 중 1척을 타고 전날 오후 그리스 남부 크레타 섬의 하니아 항에 도착한 방글라데시 근로자 1219명의 일원이다.
항만에 정박한 배에서 자신들을 태우고 방글라데시로 향할 전세기를 기다리던 이들은 이날 새벽 몰래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리스 항만경비대는 "누군가 배에서 뛰어내리다 비명을 질러 탈출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곧바로 수색에 나서 주변 바다에 있던 31명을 붙잡았지만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항만경비대는 이날 오후까지 실종자를 수색했으나 더 이상 찾지 못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우건설이 리비아 현장에서 고용한 제3국 근로자들인 방글라데시인들은 배에서 내려 그리스에 입국하려면 비자가 필요한 까닭에 대우건설 측은 이들을 배에서 하니아 공항에 도착할 전세기까지 이탈 없이 이동시켜 불법체류를 차단하겠다고 약속하며 그리스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었다.
대우건설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국인과 제3국 근로자를 모두 리비아에서 철수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거액을 들여 선박 3척을 전세 내어 한국인 근로자 171명과 방글라데시, 필리핀, 태국 등 제3국 근로자 2535명을 리비아에서 철수시켰고, 이 중 2척이 전날 크레타 섬에 도착했다.
대우 관계자와 그리스 언론 매체들은 이 방글라데시 근로자들이 적지 않은 돈을 자국 인력송출업체등에 지불하고 리비아에 파견됐으나 이번 사태로 중도 귀국하게 되자 돈벌이를 찾아 유럽에 밀입국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일은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최근 북아프리카 사태로 일자리를 잃게 된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인력들이 생계를 위해 대거 지중해를 넘어 불법 이민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 온 가운데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