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권 3년…‘無소통·無서민·無정의·無시장’

입력 2011-02-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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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4년차 MB정부의 과제]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집권 4년차를 출발한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우며 지난 대선에서 500만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된 이 대통령은 '탈(脫)여의도정치'와 '실용정부' '국민화합'을 다짐했다. 그러나 안정적 국정운영과는 달리 취임 첫해부터 '촛불집회'에 이어 '4대강 사업' '미디어법' '세종시 파동' 등으로 국민들은 힘겨운 3년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고, 최근에는 개헌과 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등 국책사업 입지 선정 논란 등으로 국론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이 대통령의 '無소통, 無서민, 無정의'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다.

◇ 메아리로 그친 '소통' = 이명박 정부 3년간 ‘여의도 정치’는 대립과 반목으로 얼룩졌다. 예산안 날치기 처리가 매년 재연됐고, 쟁점법안마다 여야가 충돌하지 않은 게 없다.

이렇듯 여의도가 ‘정치'를 상실한 데에는 이 대통령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소통'과 ’일방통행‘은 지난 3년 내내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줄기차게 요구돼 왔던 문제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는 '소통부재'의 대표적 사례다. 이 대통령은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주문하자,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마감 전날인 지난해 12월8일 물리력을 앞세워 예산안을 강행처리했다.

소통부재와 일방적 처리 요구에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내부 의원의 반발에까지 직면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한나라당이 약속한 템플스테이, 재일민단 지원사업 예산은 물론 서민·복지예산이 대거 누락되는 등 사회 각층의 불만은 더욱 커져갔다. 결국 ‘소통’과 설득, 타협과 조정이라는 민주적 과정이 확보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여의도 정치’의 부활은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민은 없는 '경제' = 집권 4년차를 마주하는 서민경제 현실은 참혹하다. 지난해 수출 세계 7위 달성과 경제성장률 6.1%, 주요20개국(G20) 등 성공적 경제지표와는 달리 서민경제는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전세대란과 고물가로 삶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로인한 양극화 문제는 한층 심화되고 있다. 현 정부가 내세운 '747'(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매번 '일자리 창출'을 언급했지만 지난 3년간 만들어진 일자리는 40만개 수준에 불과했고, 청년 실업률도 참여정부 시절보다 악화됐다. 현 정부 들어 3년간 물가상승률은 10.8%로 직전 3년의 7.7%보다 3.1%p 높아졌으며 30% 절감하겠다”던 기름값·통신비 등 서민 생활비는 물가와 함께 올랐다.

이 대통령은 또 ‘매년 주택 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취임 뒤 매년 38만호 안팎의 공급에 머물고 있다. 전셋값은 정부의 1·13, 2·11 대책에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도 지난해 3분기 기준 770조원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뒤 140조원이 늘었다. 부진한 민생경제 성적표는 현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롯해 4대강 사업 등 민생경제와 배치된 경제 운용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정의 없는 '공정한 사회' =지난해 8·15경축사를 통해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로 '공정한 사회'를 제시하며 '공정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에는 △공정한 법ㆍ제도 운영 △균등한 기회 보장 △특권없는 사회 등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5대 추진방향을 채택하기도 했다. 공정한 사회로 정의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공정한 사회의 근본이 투명한 인사제도 운영이지만 현 정부에서의 인사문제는 '난제'로 꼽히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강부자(강남 땅부자)',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내각파문으로 국민적 비판일 일었고, 2008년 2월 1차 개각에서는 남주홍 통일부·박은경 환경부·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가 낙마했다. 이듬해 7월에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에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가 줄줄이 인사청문회의 검증절차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 들어서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자진사퇴해 현 정부에서 낙마한 인사는 8명에 이르렀다. 대부분이 부동산 투기 의혹과 위장전입 문제 등이었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대법관에 내정된 이상훈 후보자마저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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