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대출한도 풀자 무한경쟁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부산저축은행, 대전저축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명령을 받으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했다.
국내에서 부실저축은행의 문제는 올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에 저축은행이 너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말 현재 국내 저축은행의 개수는 총 105개로 10년 전인 2000년 147개보다 42개가 줄었다.
1990년도 당시 저축은행의 숫자는 한때 230개를 넘기도 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부실한 저축은행들이 도산하면서 M&A(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하며 그 개수가 점자 줄어들었다.
저축은행의 개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의 M&A로 인해 거대 저축은행들이 증가한 2003년 이후부터는 지점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2003년 114개의 저축은행이 115개 지점을 보유했지만 이후 8년 동안 지점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2010년 현재 105개 저축은행이 230개의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지점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금융당국이 2006년도부터 대출한도를 풀어주며 업계가 무한경쟁에 들어가게 됐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무리한 금리제공과 대출을 실시해 부실을 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저축은행 문제가 불거진 것은 셀 수 없이 많으며 이에 투입된 자금도 엄청나다”며 “정부의 저축은행 정책은 실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저축은행들이 서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실시했으며 이 결과 부실 저축은행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며 “철저한 옥석가리기를 통해 부실한 저축은행은 과감하게 퇴출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우량 저축은행의 기준은 이른바 ‘8·8·8클럽’ 가입여부다. ‘8·8·8 클럽’이란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BIS)비율이 8%를 넘고, 부실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8% 이하이며, 기본자기자본(T1)이 8%를 넘는 저축은행들로 자산건전성이 좋은 우량 기업들이다.
지난해 말 현재 ‘8·8·8 클럽’에 가입한 우량저축은행은 총 32개사로 전체 저축은행 개수 가운데 3분의1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