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폭설대란]차량 7번도로서 17시간째 고립..산간마을 주민 불편

입력 2011-02-12 11:23수정 2011-02-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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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강원 동해안에 최고 1m가 넘는 폭설이 내리면서 주요 도로의 교통이 마비됐고, 시내버스 운행이 끊기면서 산간마을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주요 도로에서 눈길 교통사고가 잇따랐으나 폭설로 사고 처리가 지연되면서 수백대의 차량과 300여명의 운전자가 고립된 채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까지 내린 눈이 삼척 110㎝, 동해 100.1cm, 강릉 82cm, 대관령 55cm, 속초 42.8cm 등을 기록했다.

특히 강릉은 11일 77.7cm의 눈이 내려 하루 신적설량으로는 1911년 기상 관측 이후 100년 만에 가장 많았다.

7번 국도 차량 수백대 '고립'..고속도로도 한 때 '마비' = 동해안 지역의 기록적인 폭설과 눈길 사고가 잇따르면서 고속도로 2개 구간과 국도 1개 구간의 교통이 통제됐고, 차량 수백대가 밤새 고립돼 운전자 등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지난 11일 오후 10시께 삼척시 원덕읍~삼척시내 구간 7번 국도에서 26t 탱크로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양방향 도로를 막아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이틀째 전면 통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구간을 운행하던 차량 100여대의 운전자 300여명이 오도 가도 못한 채 고립됐고, 고립 운전자들은 음식이나 마실 물조차 없는 상태에서 밤새 추위에 떨었다.

이들은 12일 새벽께 폭설을 뚫고 고립 현장에 도착한 경찰 등에 의해 간신히 빵과 음료를 전달받았으나, 12시간이 넘도록 고립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또 교통두절로 호산버스정류장에 대기 중인 6대의 버스 승객도 인근 숙박업소와 복지회관에 대피해 추위만 간신히 피한 채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 9시께는 양양군 손양면 속초방면 7번 국도 인근 '밀양고개' 7부 능선에서도 고속버스가 미끄러져 1, 2차로를 가로막아 차량 150여대가 7시간여 동안 고립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인근 민박집 등으로 대피했다.

경찰과 도로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중앙분리대를 분리해 밤새 고립됐던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이밖에 국도 7호선과 연결된 동해고속도로는 화물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월동장구를 장착한 차량에 한해 통행을 시켰으며,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진부IC 일대도 한때 통행 제한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6시께 통행을 재개하기도 했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미시령 동서관통도로 등 동해안 산간도로마다 제설장구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뒤엉켜 밤새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시내버스 운행 중단.산간마을 고립..시설물 피해 속출 = 폭설로 동해안지역 시내버스 운행이 사실상 전면 마비됐고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강릉과 동해, 삼척 등 동해안 293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400여대가 폭설 때문에 단축 운행하거나 운행을 포기했다.

강릉시의 경우 시내 2~3개 노선을 제외한 80여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100여대가 폭설로 운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강릉시 왕산면과 성산면, 연곡면 등 산간마을은 고갯길이 눈으로 막히면서 사실상 마을 자체가 고립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또 삼척 양곡보관창고와 비닐하우스 6개소 7.2㏊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눈이 그친 뒤 시군별로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12일 열릴 예정이던 2018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위한 IOC 최종 리허설도 이날 폭설로 13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폭설로 양양~부산을 잇는 항공편이 결항했고, 동해안 지역 항.포구의 어선 수천척도 발이 묶였다.

속초 설악산과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은 11일 오전부터 이날까지 주요 등산로의 입산이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 제설작업.기상상황 = 밤새 쏟아지던 폭설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도로 당국의 제설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워낙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로관리 당국은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등에 970여 대의 제설장비와 1700여명의 제설인력을 긴급 투입해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육군 8군단과 23사단은 650여명의 병역을 투입해 제설작업과 함께 고립된 차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도 폭설이 내린 삼척서와 동해서, 강릉서 전 직원 비상소집령을 내리고 순찰차와 제설장비 등 440여대와 39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교통관리와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부터 점차 그치기 시작해 늦은 오후에는 대분 눈이 그칠 것"이라며 "오늘 밤까지 영동과 산지는 5~10㎝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어 "이번 눈은 0℃ 안팎 기온에서 눈이 만들어져 습기가 많은 만큼 비닐하우스, 건물지붕 등의 붕괴 가능성이 있으니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도내에는 동해안과 산간 지방을 비롯해 영서 북부에도 대설경보가 이틀째 발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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