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카드대란 여파로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신용카드사의 누적이익이 올 상반기 플러스 전환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업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손익 전환점을 순조롭게 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신용카드사의 누적 순이익은 7765억원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총 11조124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지만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11조91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카드사들이 카드 발급을 남발과 현금서비스 경쟁으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유동성 위기가 커진 2003년 한해 약 10조2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현금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던 2002년 카드사 현금서비스 실적은 2009년의 4배 수준인 357조원이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순익은 건전성 확보로 지난 2005년 흑자로 돌아섰고 최근 매년 1조~2조원대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현재 1.8%까지 하락했다.
이에 카드업계의 누적순익이 7000여억원 적자로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 4000억~5000억원의 흑자를 예상할 경우 적자는 올해 초 완전히 메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그러나 다음 달 KB카드의 분사로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져 플러스 전환 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카드사들이 과열 경쟁을 벌일 경우 마케팅 등 비용 부담이 확대돼 흑자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다 다음 달 있을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 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서 채권추심이익 등으로 이익을 챙겼던 일부 카드사가 이제 순수 영업이익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도 카드사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자칫 손익분기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